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NC-롯데전이 취소됐다. 양 팀 모두 전날(16일) 있었던 세월호 침몰 사고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부산, 신원철 기자] NC와 롯데의 사직 경기가 비로 인해 순연됐다. 두 팀 상황을 보면 나쁜 결정은 아니다. 그렇지만 NC와 롯데 모두 마음껏 웃지 못했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NC와 롯데의 시즌 3차전이 우천 취소됐다. 이날 사직구장에는 오후 2시 무렵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오후 2시 30분 구장에는 방수포가 깔렸다. 그리고 오후 4시 6분 우천 순연이 확정됐다.
비극이 벌어진 다음날 내린 슬픈 비였다. 16일 오전 전남 진도 해역에서 탑승객 475명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했다. 실종자만 200명이 넘는 큰 사고였다. 이날 NC-롯데전을 앞둔 부산 사직구장에도 이 소식이 전해졌다. 취재진은 물론이고 해설위원, 양 팀 감독들도 사고 소식에 안타까워했다.
경기 중계를 맡은 KBS N 스포츠 이용철 해설위원은 "이런 날은 경기 중계하기도 힘들다"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KBO가 내린 응원단 운영 자제 지침에 대해서는 "잘 한 결정이다"라고 이야기했다. NC 김경문 감독 역시 이에 동의했다.
17일 NC 선발 투수는 5선발 후보 이민호였다. 1~4 선발에 비하면 무게감은 다소 떨어진다. 더불어 찰리 쉬렉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한 경기라도 덜 할 수 있게됐다. 찰리는 지난 13일 잠실 LG전에서 정의윤의 타구에 맞고 오른쪽 복사뼈에 부상을 입었다. NC는 15일 찰리의 1군 등록을 말소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문 감독 역시 "한 번은 쉬어야 할 것 같다. 곧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선발야구를 하는 NC 입장에서는 상승세가 꺾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롯데는 NC와 주중 3연전에서 2패를 먼저 당했다. 17일 경기는 선발투수의 중량감에서 롯데 쪽에 유리한 경기였다. 문제는 불펜에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투수 등판 순위 상위 15위 안에 이름을 올린 롯데 투수들은 모두 4명이었다. 강영식과 이명우가 각각 9경기, 정대현과 김승회가 각각 8경기에 등판했다.
이들 4명의 등판은 모두 최근 9일 사이에 집중됐다. 8일 사직 LG전을 시작으로 16일 사직 NC전까지 9일 사이에 모두 6경기씩 마운드에 올랐다. 매 경기 접전이 펼쳐지면서 생긴 불가피한 소모였다.
평소였다면 이날 비는 NC와 롯데에게 '단비'였을 것이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웃을 수 없었다. 이날 진도 사고 현장에서는 기상 악화로 인해 구조 작업에 차질을 빚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경기 전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여기서야 말로 '안타깝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어떻겠느냐. 구조 작업도 쉽지 않다더라"라고 얘기했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는 비가 내렸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NC-롯데 경기는 우천 취소됐다. 이 경기는 추후 재편성된다. ⓒ 엑스포츠뉴스 DB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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