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10년의 무명(無名) 세월을 '세결여'를 통해 깬 배우가 있다. 손여은은 '세결여'의 '채린' 역할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손여은은 SBS 주말드라마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서 정태원(송창의 분)의 두 번째 아내이자 딸 슬기(김지영)에게 악행을 서슴지 않았던 계모 '채린' 역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실 극 초반 채린은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의 존재감이 커진 것은 정태원과 오은수(이지아) 사이에서 낳은 슬기에 대한 질투로 시작했다. 정태원의 사랑을 듬뿍 받는 슬기에게 질투를 느끼던 채린은 슬기가 오은수와의 왕래를 보고, 그것이 정태원과 오은수의 사이를 더욱 가깝게 한다는 의심으로 발전했다.
채린의 악행은 단순하지 않았다. 슬기에게 폭행에 가까운 폭언은 물론, 실제 폭행까지 서슴지 않았다. 자신의 잘못이 걸리고도 슬기의 잘못이라며 억지를 부렸고, 이혼을 요구하는 정태원에게 오히려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며 절대 못나간다 버텼다.
하지만 채린의 이러한 이상 행동은 모두 이유가 있었다. 폭행을 일삼았던 아버지의 모습에 자신이 슬기에게 하는 폭행은 폭행 수준에도 머물지 못한다고 착각했다. 또한 태원과의 이혼으로 폭발해버릴 아버지가 걱정돼 더욱 어린 애처럼 떼를 쓰게 된 것이다.
손여은이 연기하는 '채린이' 활약할수록 실제 '세결여'의 시청자 반응 역시 남달라졌다. 스타작가 김수현의 작품임에도 1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세결여'는 손여은의 활약과 동시에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동 시간대 경쟁했던 KBS 2TV '개그콘서트'까지 뛰어넘는 15% 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했다.
그래서인지 채린의 분량은 극 초반과 다르게 크게 늘어났다. 또한 실제 손여은이 채린의 성격이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로 손여은의 연기는 '리얼' 했다. 그간 드라마 '돌아온 싱글', '뉴하트', '각시탈', '구암 허준'까지 꾸준히 활동해온 데뷔 10년 차 손여은에게 이번 '세결여'는 자신의 역량을 확실히 알린 대표작이 됐다. 앞으로 손여은이 펼칠 다채로운 연기가 더욱 기대된다.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손여은 ⓒ SBS, SBS '세번 결혼하는 여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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