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올 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영상 판독이 확대 적용되는 가운데 시범 경기에서 첫 적용 사례가 등장했다. 결과는? 심판의 승리였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시범경기 맞대결이 펼쳐진 해몬트 스타디움. 존 깁슨 토론토 감독이 영상 판독을 요청했다.
경위는 이렇다. 6회말 8-2로 미네소타가 앞서는 가운데 타석에 선 크리스 랄의 타구가 유각수 앞으로 떨어졌다. 토론토 유격수인 무네노리 카와사키는 타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1루수에게 송구했지만 공이 지나치게 높았다. 1루수가 펄쩍 뛰어서 공을 잡고 베이스를 밟았지만 막 1루에 도착한 타자와 신경전이 벌어졌다.
만약 1루수가 먼저 밟았다면 타자가 아웃이고, 타자주자가 먼저 밟았다면 세이프인데 타이밍이 상당히 절묘했다. 일단 1루심이 세이프를 선언하자 깁슨 감독이 영상 판독을 요청한 것이다.
약 2분후 발표된 영상 판독 결과, 심판의 판정이 맞았다. 타자주자의 발이 1루수보다 먼저 베이스에 닿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새로 도입되는 영상 판독은 기존 영상 판독 대상이었던 홈런·파울 구분을 포함해 인정 2루타, 관중의 방해, 포스 아웃, 주자 태그, 외야 라인 페어·파울 판정, 타자 몸에 맞는 볼, 주자 베이스 아웃·세이프 판정 등을 판정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볼과 스트라이크, 명백한 스윙 혹은 병살타 상황에서 유격수와 2루수가 1루로 송구할 때 베이스 주변을 살짝 스치거나 주변 땅만 밟아도 아웃으로 인정하는 '네이버후드 플레이'시에는 영상 판독을 적용할 수 없다.
감독은 경기당 단 한번만 영상 판독을 요청할 수 있으며 뉴욕에 있는 영상판독본부 심판진들이 해당 건에 대해 공식 판결을 내리게 된다. 만약 감독의 주장이 맞다면, 그 감독은 해당 경기에서 또 다른 건에 대해 판독을 다시 요청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된다.
영상판독본부 심파인 브라이언 오노라는 이경기 이후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두가지 각도에서 서로 다르게 찍힌 영상을 사용해 판독을 했다"며 "두번째 각도의 영상에서 1루수의 발이 타자주자의 발보다 늦게 베이스에 닿았다"고 밝혔다.
기계화된 도구가 지나치게 스포츠에 개입하는 것은 사실 바람직하지 않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친 뒤 결과에 승복한다'는 스포츠정신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기술과 개인 멀티미디어의 발달로 전세계 곳곳에서 심판의 판정 논란이 갈 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앞장서서 영상 판독 확대를 시행한 메이저리그가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베이스에 들어가는 헨리 라미레즈(기사내용과 관련없음)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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