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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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디아 "무명 가수 설움 담아 'let it go' 불렀죠"

기사입력 2014.02.05 07:30 / 기사수정 2014.02.05 06:21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몇 십 명쯤은 들어주겠지'라고 생각했어요. 5년간 무명 가수로 지나온 나의 상황이 영화 속 엘사의 처지와 비슷하다 생각하고 불렀습니다"

가창력은 뛰어나지만 5년간 빛을 보지 못하던 가수 디아가 (본명 김지은)이 'let it go' 커버 영상 하나로 큰 주목을 받았다.

디아는 2일 유투브에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 'let it go'의 커버((리메이크 또는 따라 하는 행동을 의미) 영상)을 올렸고,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해당 곡은 팝송으로는 이례적으로 국내 음원 차트 1위를 휩쓸며 큰 반향을 만들어내고 있다. 씨스타 효린이 부른 한국어 버전의 음원 출시가 예정에 없었다가 긴급히 추진되고 있을 정도다.

이런 곡을 국내 여가수들이 잇따라 따라 부르자 네티즌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디아를 비롯해 이해리, 에일리, 은가은, 손승연 등 국내 여가수들이 'let it go'를 부른 영상이 공개될 때마다 화제는 증폭됐다.

많은 네티즌들은 디아의 'let it go'가 이디나 멘젤의 원곡과 가장 유사한 느낌이 든다는 평을 하고 있다. 배우 김수로는 4일 트위터를 통해 "Let it go는 디아가 부른 게 지금까지는 최고다. 오늘 아침 디아 때문에 너무 행복했고, 소름이 쫙 돋았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커버 영상의 후폭풍은 인터넷을 벗어났다. 디아는 5일 케이블채널 MBC 뮤직을 통해 방송되는 음악 방송 '쇼! 챔피언'에서 'let it go'로 단독 무대를 가지게 됐다. 최근 신인 걸그룹 '키스앤크라이' 멤버로 합류해, 다시금 데뷔를 맞게 된 디아는 '쇼! 챔피언'에서 멤버들과 함께 데뷔곡 '도미노게임'의 무대를 가질 예정이었다. 'let it go'를 통해 보여진 디아의 가창력이 예정에 없던 무대를 만든 것이다.



4일 밤 'let it go'를 통해 새로이 주목을 받게 된 디아와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let it go' 커버 영상을 제작해 올린 계기는?


팬 분들이 먼저 요청을 해주셨다. 영화를 보기도 전이었다. 팬 분들이 내 목소리를 잘 아는 분이다 보니 '잘 어울릴 것 같다'며 불러 달라 했고 이에 응했다. 노래를 부르기 위해 영화를 네 번이나 봤다.

-커버한 느낌이 원곡과 무척 비슷하다. 원곡을 부른 이디나 멘젤의 모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내 목소리 그대로 불렀다. 내가 부른 다른 곡들을 들으면 원래 음색과 비슷하게 불렀다는 사실을 아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 목소리가 얇고 가늘면서 약간 '찌르는' 스타일이다. 이디나 멘젤과 목소리 자체가 비슷해 모창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또한 노래를 하면서 '겨울왕국'의 여주인공 엘사가 느꼈던 감정선을 담으려 했다. 그래서 원곡과 비슷하게 들으신 것 같다.

-다른 가수들과 자신의 노래를 비교한다면?

'let it go'를 (커버해) 부른 것이 내가 처음이기 때문에 이슈가 된 것 같다. 다른 분들의 노래도 다 들어봤는데 모두 노래를 잘하셨고 듣기 좋았다. 다른 가수 분들은 자신의 스타일로 불러 주신 것 같았다. 극장에서 처음 효린씨가 부른 것을 듣고 '너무 예쁘고 좋은 곡을 발견 했다'고 생각했다. 많은 여자분 들이 예쁜 가방을 발견하고 기분이 설레듯, 나도 가수로서 '불러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와 똑같은 생각으로 다른 분들도 노래를 불러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MBC 뮤직 '쇼! 챔피언' 무대에서 'let it go'를 부르는 단독 무대를 갖게 됐다고 들었다. 기분이 어떤가?

'겨울왕국' 속 엘사(극중 주인공)가 된 기분이다. 영화 속에서 엘사가 마법을 부릴 수 있는 능력을 숨기고 살다가 결국에 'let it go'라는 가사 내용처럼 모든 걸 떠나서 "내 세상이다'라고 해석하지 않았나. 디아라는 이름을 걸고 데뷔해 활동한지 5년이 됐지만, 나는 여전히 '신인 가수'라 불리며 남모르게 노래를 불러왔다. 또한 이번에 걸그룹으로 데뷔하면서 신인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그 동안 사기도 많이 당했고, 계약 파기 등 안 좋은 일이 많았다. 이 노래를 부르면서 나도 엘사처럼 어떤 일을 계기로 내가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 내일 라이브 때도 마음이 뭉클할 것 같다. 가수로서 겪어왔던 고난을 이겨내고 이제부터 보여드리겠다는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팬 분들이 '한국의 엘사다'라고 얘기해주시는 걸 듣고 너무 기뻤다.

-많은 국내 여자 가수들이 부른 'let it go' 영상들이 잇따라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팬 분들 몇 십 명쯤은 보시겠지 하고 무심코 (영상을) 올린 것이다. 이렇게까지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영광이다. 노래에 대해서는 영상을 보는 분들이 판단을 하는 것이고, 나는 원곡에 충실하게 노래를 부른 것이다. 뭐라고 말씀 하시던 다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겠다.



▲키스 & 크라이 (좌측에서 3번째가 디아)


-인지도가 낮은 가수도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여태껏 활동하면서 곡을 발표하고도 방송 무대를 못 선적이 많았다. 그래서 '공중파 음악 방송에서만 내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른 곳에서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지난 5년간 UCC(User Created Contents)를 꾸준히 만들어 올렸다. 나는 지금 데뷔하려는 신인 분들에게 준비가 돼 있으면 언제든 기회는 올 거라 믿고 UCC든 무엇이든 하나라도 더 공개하고 자신을 더 보여주는 것이 좋다는 말을 하고 싶다.

-솔로 가수로 활동하다가, 걸그룹 멤버로 합류해 다시금 데뷔하게 됐다.

코요태 신지 선배님께서 우리(키스&크라이)에 대해 '섹시하고 예뻐 보이려기보다 노래와 춤을 열심히 한다'며 칭찬해주셨다고 지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들었다. 솔로 활동하다가 그룹에 들어가게 됐는데, 재미있고 좋다. 솔로로서 겪었던 일들을 다시 환기하는 기분이 들어 더 열심히 했다. 디아 뿐 아니라 키스&크라이도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위닝인사이트]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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