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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까지 3표…호날두는 어떻게 발롱도르를 역전했나

기사입력 2014.01.14 14:44 / 기사수정 2014.01.14 18:07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정규리그도 컵대회도 준우승이었다. 두 대회 득점왕 경쟁에서도 2위에 그쳤다. 타이틀이라고는 챔피언스리그 득점왕뿐이었다.

경쟁자들의 이력은 엄청났다. 정규리그와 컵대회 챔피언스리그까지 석권한 이가 있는가 하면 자신을 2위로 밀어내고 리그 우승과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간 이도 있었다.

그런데 최고의 축구선수 타이틀은 무관의 약점을 지닌 선수에게 돌아갔다. 축구가 팀 스포츠이지만 이를 넘어서는 개인 활약으로 불리함을 뒤집었다. 5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얘기다.   

호날두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에서 열린 201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지난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한 차례 발롱도를 받았던 호날두는 5년 만에 재수상하며 일인자의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 4년간 호날두는 발롱도르를 눈앞에서 놓쳤다. 그 앞에는 항상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버티고 있었다. 메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호날두는 메시를 위협할 유일한 인물이었지만 그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라이벌이라 칭하기도 어려울 만큼 개인 타이틀에서 항상 뒤졌다.

올해도 이 흐름은 유지됐다. 호날두가 무관에 득점왕을 따내지 못한 반면 메시는 바르셀로나를 프리메라리가 우승으로 이끌었고 호날두를 따돌리고 득점왕을 따냈다. 더불어 전구단 상대로 연속골을 기록하는 초유의 기록까지 달성했다.

2012-13시즌이 끝났을 때만 해도 메시의 발롱도르를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간혹 거론되던 대항마도 호날두가 아닌 프랭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였다. 뮌헨을 지난 시즌 트레블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은 리베리는 지난 8월 유럽축구연맹(UEFA)이 수여한 베스트 플레이어상의 주인공이었다.



53명의 기자와 관계자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 이 상에서 리베리는 총 36표를 받아 메시(14표)를 제쳤다. 당시 호날두는 고작 3표에 머물렀다. 발롱도르와 직접 관련이 없는 투표라지만 8월까지만 해도 호날두를 향한 시선의 위치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2013-14시즌이 시작되고 2013년 4분기에 들어서면서 호날두가 달라졌다. 메시와 리베리가 부상에 허덕이는 것과 달리 호날두는 계속 내달렸다. 그동안 해왔던 대로 꾸준함을 발휘했다.

평가도 달라졌다. 호날두는 날개를 단듯 질주했고 어느새 메시와 리베리가 넘을 수 없는 골기록을 손에 쥐고 발롱도르 가장 앞선에 섰다. 홀로 폭발한 4분기의 임팩트는 스웨덴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플레이오프였다.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갈림길에서 호날두는 4골을 뽑아내며 평가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급기야 FIFA는 호날두의 활약 이후 마감했던 발롱도르의 투표를 연장하면서 호날두에게 무게감을 싣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쟁자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았어도 도달할 수 없는 66골 고지를 찍으면서 2013년을 마감한 호날두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단 4개월 만에 바닥이던 평가를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수 있을 만큼 끌어올린 호날두는 결국 발롱도르 득표율에서 27%로 메시(24%)와 리베리(23%)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물론 압도적인 개인기록과 달리 차이는 4%였다. 이는 4분기의 미친 활약이 없었다면 호날두가 역전하기 어려웠다는 반증이다. 극적인 차이를 만들어낸 호날두는 2인자의 설움을 씻어내기라도 하듯 발롱도르를 손에 쥐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3분기까지 특출나지 않았던 호날두가 정상을 탈환하는데 가장 필요했던 것은 골도, 팀의 우승도 아니었다. 단지 1년을 풀로 내달린 꾸준함이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레알 마드리드, UEFA 홈페이지 캡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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