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 고양 오리온스의 2년차 신예 성재준이 그렇다.
데뷔 첫 해였던 지난 2012-13시즌. 성재준은 10경기에 나서 평균 8분 41초를 뛰었고 4득점을 올렸다. 다른 팀 소속의 드래프트 동기들이 시즌 초반부터 이름을 알린 반면, 성재준은 2라운드부터 조금씩 조금씩 출장 시간을 늘려 나갔다. 잠재력은 충분했지만, 좀처럼 출전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기회는 이번 시즌 3라운드 막바지에 찾아왔다.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겠다는 추일승 감독의 의사에 따라 코트 위에서 성재준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대폭 늘었다. 그리고 성재준은 그 기회를 잘 살려냈다.
12월 31일 모비스전에서 13분간 뛰며 실전 감각을 살린 다음 KT, LG, 삼성을 차례로 상대해 기량을 펼쳤다. 지난 5일과 8일에 치른 두 경기에서는 올 시즌 최다 득점인 12점을 연거푸 기록했다. 공·수에서 한층 발전된 기량을 뽐냈다.
성재준은 최근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는 첫번째 이유로 '길어진 출장 시간'을 꼽았다. 그는 "감독님도 그냥 내가 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슛을 쏘라고 하신다. 코치님들 또한 많이 가르쳐주신다. 열심히 했더니 출장 시간이 길어졌고, 덕분에 자신감이 늘어서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다"며 쑥스러운듯 웃었다.
'롤모델'을 묻자 단숨에 "조상현 코치님"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슛 때문이냐"고 되물었더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슛도 그렇고, 완벽히 자기 관리를 하는 모습을 배우고 싶다. 코치님은 평소에 수비 상황에서 치고 나갈 수 있는 슛 스텝 같은 세심한 부분까지 자세히 알려주신다"고 이유를 덧붙인다.
성재준은 팀내 선배들에게도 '예쁨'받는 후배다. 오리온스 김동욱은 후배 성재준을 "불평, 불만 없이 묵묵히 잘하는 선수이자 하루도 빠짐없이 30분 먼저 나가 개인 연습을 하는 동생"이라고 명명했다.
이어 "사실 경기 출전 시간이 많지 않다고 지레 포기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런데 재준이는 묵묵히 준비를 해왔으니까 감독님도 믿음을 주신다. 요즘 경기에서 잘 하는 것 같아 보기가 좋다"고 칭찬했다.
김동욱은 또 "설령 재준이가 경기중 슛을 무리하게 쏴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평소에 열심히 하는 선수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성실한 후배를 바라보는 선배의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증언'이었다.
성재준은 앞으로도 팀의 주전 슈팅 가드 자리를 놓고 전정규, 임종일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어렵게 기회를 잡은 그가 앞으로 얼마만큼의 성장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성재준(왼쪽)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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