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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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드라마 결산②] 논란의 막장드라마, 시청률은 고공행진

기사입력 2013.12.27 02:41 / 기사수정 2013.12.27 02:52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인 드라마들이 범람하고 있다. 이른바 막장드라마는 이제 한국 드라마의 한 장르로 여겨질 만큼 보편적인 것이 됐다.

하지만 막장이라 해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만은 아니다. 막장드라마들은 논란과는 별개로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 불리며 파죽지세의 시청률을 기록한다.

2013년 선보인 드라마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논리와 이성이 결여된 전개에도 시청자들의 눈을 붙잡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막장드라마를 꼽아봤다.

 MBC '오로라 공주', 그 많던 배우들은 어디로? 상식 따윈 필요없어

막장 드라마의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려 12명의 배우가 극중 이민을 가거나 어이없는 죽음으로 하차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졌다. 막판에는 주인공 오로라(전소민 분)가 키우던 반려견 떡대와 주인공 황마마(오창석)마저 사망하면서 '임성한표 데스노트'라는 말을 실감하게 됐다.

임성한 작가 특유의 상식이 결여된 내용과 대사들도 막장 드라마 오명을 쓰는데 한몫했다. 동성애자 나타샤(송원근)는 10만배 한 번으로 이성애자가 됐고, 혈액암 말기였던 설설희(서하준)는 관해 판정을 받았다. 오로라의 전 남편 황마마와 현재 남편 설설희가 의형제처럼 지내는 모습도 실소를 자아냈다. "암세포도 생명이다", "대수대명" 같은 범상치 않은(?)대사들도 논란을 유발했다.

매 회마다 끊임없는 잡음이 일었지만 시청률은 떨어지지 않았다. 어이없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마지막회는 20.2%의 시청률을 나타내며 시청률 지상주의의 폐해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KBS 2TV '왕가네 식구들', 이젠 며느리도 오디션을 보는 시대?

'조강지처 클럽', '소문난 칠공주' 등을 집필했던 문영남 작가의 '왕가네 식구들'은 이혼에 불륜, 염치없는 시월드, 속도위반, 며느리 오디션까지 없는 게 없는 막장 종합선물세트로 꾸며졌다.

아내를 버리고 재벌녀와 바람난 허세달(오만석)과 경우 없는 행동으로 며느리 왕호박(이태란)을 괴롭히는 박살라(이보희), 옛 남자와 불륜을 저지른 왕수박(오현경)까지 극단적인 캐릭터들이 난무했다.


압권은 며느리 오디션이었다. 최대세(이병준)가 개최한 며느리 오디션에서 왕광박(이윤지)과 허영달(강예빈)이 죽자살자 경쟁하는 모습은 억지스러웠다.

각종 논란이 우습게도 시청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방송분에서 39.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말극 최강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KBS 2TV '루비반지', 막장인데 자꾸 궁금해지는 요상한 드라마

'오로라 공주'와 함께 막장 일일드라마 대열에 오른 '루비반지'는 자극적인 설정으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막장 반지'라 불린다.

쌍둥이 언니 루비(이소연)와 동생 루나(임정은)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얼굴이 페이스오프 돼 서로 뒤바뀐 인생을 살아가는 말도 안 되는 설정을 내세웠다.

자매의 질투와 사랑, 도를 지나친 욕망을 그려내는 복수 드라마답게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전개와 뚜렷한 선악관계, 배우들의 호연 덕에 시청률 15%대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MBC '백년의 유산', 상상을 초월하는 막장 시월드 

'백년의 유산' 역시 막장드라마 틀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시월드도 이런 시월드가 없다. 금룡푸드 회장 방영자(박원숙)는 성에 안 차는 며느리 채원(유진)을 정신병원에 가두는가하면 그녀를 몰아내기 위해 세윤(이정진)과 채원을 불륜으로 몰아간 몰상식한 시어머니였다.

막장 시월드와 함께 삼각관계와 출생의 비밀 등도 막장 논란에 힘을 보탰다. 후반에는 채원의 새 엄마 춘희(전인화)가 세윤의 친엄마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등 막장 드라마의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

결말도 뻔했다.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세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어나 채원과 결혼식을 올렸고 국수공장은 청와대 행사에 국수를 납품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진부하고 자극적인 전개에도 시청률은 30%를 웃돌았다. 막장 논란을 조금이라도 불식시킬 수 있었던 데는 박원숙 등 연기파 배우들의 몫이 컸다. 



 SBS '야왕', 막장계의 블록버스터..악녀 끝판왕

'야왕'이 막장 비판을 받게 된 원인은 주인공 주다해(수애)의 출세를 향한 거침없는 행보에 있었다.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성공을 위해 딸과 남편 하류(권상우)를 버린 것도 모자라 하류의 차에 폭탄까지 설치했다. 사람을 죽이는 일도 서슴없이 저지르지만 죄책감 따윈 아예 없었다.

이처럼 막 나가는 스토리에도 25.8%의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말그대로 욕하는 맛에 보는 드라마의 대표적인 예였다.

 MBC '사랑했나봐', 막장 아침드라마의 최고봉

아침드라마의 최강자였던 '사랑했나봐'도 막장 대열에서 빼놓을 수 없다. 

악녀 최선정(김보경)의 행동은 하나 하나가 막장이었다. 최선정은 주인공 한윤진(박시은)의 남편을 뺏고 아이를 바꿔치기하는 것도 모자라 거짓 임신과 거짓 유산, 방화, 살인교사 등 악행이란 악행은 모두 일삼았다. 일방적으로 당하는 한윤진의 답답한 성격도 최선정의 악행을 더욱 부각시켰다.

자극적인 아침드라마의 표본이었던 이 드라마는 매회 10% 중후반 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최선정이 몰락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을 대리만족시키기 충분했지만 비현실적인 막장 스토리와 진부한 권선징악은 씁쓸함을 남겼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 MBC, KBS, SBS]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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