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역시 선수 출신은 뭔가 달랐다.
26일 방송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강원 원주팀과의 세 번째 농구 대결이 그려졌다.
지난주 방송분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배우 김혁은 이날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서지석이 허리 통증으로 스타팅 멤버에서 빠졌기에 2승에 암운이 드리웠지만, 김혁은 1쿼터에서 그의 자리를 대신하며 야전 사령관의 면모를 보였다. 첫 골이 중요했던 '예체능' 팀은 김혁이 인사이드에 있는 줄리엔 강에게 패스, 그의 득점을 이끌어내며 첫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후 스틸에 성공한 김혁은 속공 찬스에서 불균형한 몸 상태에서도 슛을 성공했다. 유연성이 빛났지만 슛이 실패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또다시 리바운드를 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모습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김혁의 실력에 원주팀은 혀를 내둘렀고, 작전 타임을 요청해 볼을 운반하는 김혁을 봉쇄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의 작전과 반대로 김혁은 줄리엔 강의 스크린을 업고 수비 뒤로 돌아가는 박진영에게 정확한 패스를 뿌리며 상대의 풀을 꺾었다.
2쿼터에는 서지석이 투입됐다. 이는 김혁-서지석-줄리엔 강의 '예체능판 BIG3'가 가동됐음을 의미했다. 6-7로 뒤진 상황에서 예체능의 속공이 전개됐고 빠르게 드리블하던 김혁은 외곽에 있는 서지석에게 패스했다. 서지석은 훼이크로 수비수를 제친 뒤 골밑으로 쇄도하던 줄리엔 강에게 공을 건네며 득점을 이끌어냈다. BIG3의 절묘한 플레이였다.
또 김혁은 서지석의 3점슛 성공 당시에는 어시스트가 된 노룩 패스로 상대의 빈틈을 노렸고, 이날의 백미였던 백덩크를 꽂아 넣었다. 농구 선수로는 작은 185cm의 키지만 엄청난 탄력을 자랑, 중계진과 관중은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골밑을 장악하며 무게 중심을 잡았던 줄리엔 강이 3쿼터에 4반칙을 기록하며 벤치로 물러다. 적신호가 켜졌지만 이때부터 '센터' 김혁의 '쇼타임'이 시작됐다. 포인트가드로 경기 조율을 맡던 김혁은 서지석에게 그 역할을 맡기고 치열한 전쟁터인 골밑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백덩크보다 더 멋진 장면이 연출됐다.
외곽에 있던 박진영에게 패스를 받은 김혁은 볼을 잡자마자 화려한 턴 동작으로 수비수를 제치고 더블 클러치를 작렬했다. 또다시 이어진 속공에서는 수비수를 앞에 두고 왼손 레이업을 성공, 연속 6점을 올리며 줄리엔 강의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김혁은 이날 정확한 미들슛과 블록슛, 그리고 스틸 등을 기록하며 팔방미인의 위엄을 뽐냈다. 이에 원주팀은 어느 순간 더블팀이 아닌 네 명이 달라붙으며 그를 경계하기도 했다. 결국 '예체능' 팀은 44-43으로 원주팀을 제압하며 2승을 거뒀다.
길거리 농구 선수 출신으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대학교 2학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던 김혁. 고등학생이었던 그를 두고 대학교의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했다는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화려했던 이력을 가진 김혁은 시청자들에게 향연을 베풀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김혁 ⓒ KBS2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