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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입과 귀' 마틴 김 "통역은 말이 아닌 뜻을 전하는 일"

기사입력 2013.11.01 16:45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 신원철 기자] "통역은 말이 아닌 뜻을 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류현진 입국 공식 기자회견이 1일 오후 3시 서울시 광진구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워커힐시어터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LA 다저스 국제마케팅 담당 마틴 김도 참여했다. 그는 올해 류현진의 통역을 맡아 그의 입과 귀를 대신했다.

마틴 김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며 "올해 기자회견을 서른 번 정도 했는데 긴장되는 건 처음이다"라며 "우선 다저스 구단을 대표해 한국에 계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은 마틴 김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 LA 다저스의 류현진 영입에 대한 현지 팬 반응은 어땠나
"다저스는 팬이 많은 팀이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한 반응도 많았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 류현진의 성공적인 데뷔가 향후 다저스의 한국인 선수 영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LA에 사는 한인이 100만명이 넘는다. 류현진이 오고 나서 예전 박찬호 선수가 있을 때의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 류현진이 던지는 날은 3~4천 명의 한인이 다저스타디움을 찾고, 원정구장까지 찾아와 응원해 주셨다. 류현진의 성공은 이런 팬들이 있었던 덕분이다. 올해 태극기를 참 많이 봤다. 류현진도 뿌듯해 했다"

- 류현진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나 효과는
"선수 하나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류현진이라는 선수 한 명이 가져오는 마케팅 효과를 말하기는 어렵다. 대신 설명할 수 있는 건 류현진 저지(유니폼)이 한동안 품절 상태였다는 것 정도다"

- 류현진의 영어는 어느 정도인가. 자주 쓰는 표현이 있다면
"처음 만났을 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너 영어는 얼마나 하니?', '저 아무 것도 몰라요'라고. 9개월 후에 알았는데, 거짓말이었다. 잘 알아듣고 선수들과 대화도 하고 있었다. 사실 선수들끼리는 진지한 대화보다 장난칠 때가 많다. 영어가 중요할 때는 부상 당했을 때다. 의사와 이야기할 때는 표현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그리고 류현진뿐 아니라 히스패닉 선수들 중에서는 영어 못 하는 이들이 많다"


- 류현진의 올 시즌 희노애락을 다 본 입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와 가장 좋았던 때는 언제인가
"워낙 긴 시즌이다보니 힘든 기억도 있다. 선수로서 하고 싶은 대로 되지 않을 때 답답해했다. 통역이 있기는 하지만 자기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때도 힘들어 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류현진은 (안 좋았던 일을) 몇 분 후에 다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는 선수라는 거다"

- 전문 통역가가 아니라서 생긴 어려움이 있다면
"맞다. 전문 통역가는 아니다. 하지만 통역은 말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뜻을 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100%(의미를) 전달할 수는 없지만 뜻과 문화를 이해하면서(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통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큰 문제는 없었다.

- 류현진이 후안 유리베 등 동료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금방 친해진 배경이 있다면
"유리베는 라커룸의 '기둥'이다. 2년 동안 같이 있으면서 느낀 점인데, 클레이튼 커쇼나 맷 켐프, 안드레 이디어 같은 선수가 기둥일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유리베가 그 역할을 한다. 항상 밝은 선수라 모두가 좋아한다. 유리베가 말하기를 '류현진은 항상 밝게 웃어줘서 마음에 든다'고 하더라. 유리베도 영어를 잘 못 한다. 둘이 마음을 열고 지내다보니 친해진 것 같다"

- 류현진의 성공으로 인해 한국인 선수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저스 구단 내 분위기는 어떤가.
"저는 구단에서 야구가 아닌 마케팅을 담당한다. 대신 단장-사장 미팅에 참가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다저스는 류현진 영입 이전부터 한국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과 일본, 대만에 항상 스카우트를 보냈다. 지금은 한국 담당 스카우트가 3명이다"

- 류현진이 없는 자리에서 다른 선수들이 험담을 하지는 않았나
"통역을 '선수의 입'이라고 하지만 사실 '귀'가 더 중요하다. (선수)본인이 있는 자리가 아니라도 분위기나 상황 파악을 잘 해야 한다. 다른 선수들이 류현진을 나쁘게 말한 적은 없다. 대신 '왜 선발 등판 사이에 불펜 피칭을 안 하나', '정말 한국에서 타자로 출전하지 않았나' 하는 것들이다"

"류현진은 라커룸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다. 스스로 노력도 많이 했다. 아침마다 활짝 웃고 먼저 인사한다. 트레이너, 의사, 코치, 감독은 물론이고 프런트 직원에게도  밝게 웃으면서 인사한 게 좋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 미국에는 인사하는 문화가 없나
"류현진이 인사를 특이하게 한다. 보통 'What's Up'이란 말을 많이 하는데 류현진은 어디서 배웠는지 높은 톤으로 인사를 한다. 그 인사가 류현진 고유의 인사법이 돼서 모두가 따라하곤 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LA 다저스 국제마케팅 담당 마틴 김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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