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걸그룹과 족발. 왠지 안 어울릴 듯한 조합이지만 궁합이 잘 맞았다. 한 상 가득 차려 놓고 먹기 시작하니 이야기들이 술술 쏟아졌다.
"족발! 이거 먹어도 되는 거예요? 와~ 너무 기분 좋고 신기해요"
족발을 펼쳐놓자 멤버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족발을 가장 좋아한다는 멤버 차오루는 군침을 흘렸다.
지난 31일 서울 갈월동 '아주 사적인 시간' 카페에서 걸그룹 피에스타(재이, 린지, 예지, 혜미, 체스카, 차오루)와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는 푸짐하게 펼쳐진 족발을 먹으며 진행했다.
피에스타는 1일 신사동 호랭이가 프로듀싱을 맡은 신곡 '아무것도 몰라요'로 약 1년 만에 컴백할 예정이다.
▲좌측 하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예지, 차오루, 혜미, 재이, 린지, 체스카
■ 족발처럼 쫄깃쫄깃한 걸그룹 피에스타
-족발을 먹으며 인터뷰하기로 했는데, '먹방' 고수들처럼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야 겠다 생각한 분 있나요?
린지 : 하루 종일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굶었어요. 배고파서 '어떻게 먹어야 하나' 보다는 빨리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왔어요. 흐흐흐.
-걸그룹이라 얌전하게 족발을 드실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잘 드시네요. 평소에 족발을 자주 즐기시나요?
예지 : 정말 자주 먹어요.
린지 : 숙소에서 연습을 많이 하면 배가 고프잖아요. 족발을 시켜서 여섯 명이 나눠 먹었어요. 그리고 거실에 모여선 얘기를 하곤 했죠.
-차오루씨는 중국 분이고 체스카 씨는 미국에 살다 와서 처음엔 족발이 생소했을 것 같아요.
체스카 : 제 경우 이런 분위기가 재밌어요. 물론 미국에서 족발을 먹어본 적은 없지만, 미국에서는 피자를 시켜 놓고 피자 파티를 하거든요.
차오루 : 저도 중국에서 족발 먹어본 적은 없지만, 한국에 와서 먹기 시작한 뒤 너무 좋아하게 됐어요.
-숙소에서 족발을 자주 드셨다면 재미있는 일도 있었을 것 같아요
예지 : 연습생 때 다들 배가 너무 고팠지만 '밥 먹을 게요'라는 말을 쉽게 못 꺼냈어요. 연습 시간이 끝나야만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규칙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차오루 언니는 그 규칙을 몰랐던 거예요. 연습하는 데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나서 '높은 분이 먹는가 보다' 했는데 차오루 언니가 족발을 먹고 있는 거예요. 다들 우루루 모였는데 하필 호랑이 팀장님에게 딱 걸렸어요. 그래서 차오루 언니뿐 아니라 모두가 한동안 족발을 못 먹게 됐어요.
차오루 : '밥 먹자'는 얘기가 없길래 시켜 뒀다가 쉬는 시간에 숨어서 먹으면 문제없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냄새를 맡고 다들 오더라고요.
예지 : 데뷔를 한 뒤에는 '족발 금지령' 같은 것 없이 편하게 먹고 있어요.
-족발을 자주 드시면 체형 유지하는 데는 지장이 없나요? 다이어트는 어떻게 하세요?
린지 : 회사에 헬스장이 있어서 먹은 다음날 열심히 뛰거나, 다음날은 좀 덜 먹거나 그런 식으로 조절해요.
예지 : 다이어트는 아침, 점심을 먹고 저녁을 굶는 정도로 해요. 계속 활동하기 때문에 그 정도는 먹지 않으면 체력 유지가 안돼요.
-혹시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복 받은 멤버도 있나요?
예지 : 재이 언니는 먹어도 살이 잘 안찌는 편이에요. 나머지는 비슷한 것 같고요. 차오루 언니가 족발을 제일 좋아해서 한번 꽂히면 많이 먹어요.
차오루 : 고기보다 껍데기가 좋아요. 뼈도 뜯어먹고 싶은데 오늘은 참을 게요.
예지 : 평소에는 '족발 긁어야지'라면서 막 뜯어 먹는데. 흐흐.
-이제 족발도 거의 다 드신 것 같으니 이번에 발매한 앨범 이야기를 슬슬 해볼까요? 지난해 11월 'We Don't Stop' 활동 이후부터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공백기가 굉장히 길었죠?
린지 : 그만큼 컴백을 애타게 기다렸어요. 팬 분들도 힘드셨을 것 같아요. 3개월 전 데뷔 1주년 팬 미팅을 하면서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라고 말을 했는데 너무 미안했어요. 팬 분들에게 '드디어 나온다'는 말을 할 수 있어서 기쁘고 행복해요.
■ '꿀잼', '안습' 이란 말도 새로 배웠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린지 : 저는 운 좋게 '하이스쿨 뮤지컬'이라는 뮤지컬에 합류를 했어요. 차오루 언니 같은 경우 기타를 배우는 등 각자 채워야 할 부분을 연습하며 지냈죠.
체스카 : 스페인에 가서 삼성 갤럭시 S4 줌 CF를 촬영했어요. 3개월간 차오루 언니랑 재이 언니랑 같이 한국말을 가르치는 프로그램 '아하'를 진행했어요.
-유행어나 신조어를 외국인에게 소개하는 내용이죠? 유투브에서 봤는데 진행을 재밌게 하더라고요. 차오루씨는 최근에 새로 배운 유행어가 있나요?
차오루 : '꿀잼'? '꿀 재미있어요'라는 뜻이에요. '안습'이에요. 슬플 때 눈물이 '빠우'하고 올라올 때 '정말 안습이야'라고 말해요. '차오루 왜 머리 못생기게 만들었어요? 진짜 안습이다' 이렇게요.
-못 본 동안 한국어 실력도 많이 늘었겠네요.
차오루 : 처음 듣는 말에 대해 설명하면서 우리도 많이 느는 것 같아요. 그리고 멤버들과 숙소 생활을 하면서 회화 능력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아직도 발음은 좀 굴리죠?
예지 : 차오루 언니 발음이 야간 어눌한 느낌은 있는데 한국 사람처럼 단어나 속담을 많이 알아요. 그 자리에서 알려주면 다음에 알려주면 바로 쓰더라고요.
체스카 : 저는 한국 온지 3년 반쯤 됐는데, 발음은 괜찮은데 아는 단어가 너무 부족해서 그게 약점이에요.
-이번 타이틀곡이 '아무것도 몰라요'던데, 이번 앨범은 작곡가 신사동호랭이의 프로듀싱을 받아서 만들었죠?
예지 : 맞아요. 신사동호랭이 작곡가님들이 티아라 선배님이나 포미닛 선배님과 작업을 많이 했었고, 신인이라 혹시 무섭게 하시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그런데 너무 편한 분위기였고 우리 기를 살려주셨어요. 예전에는 음악적으로 잘해야 하는 그런 면을 많이 보여줬다면, 귀여운 모습도 많이 보여줬고 표현력도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재이 :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음악에서 대중적인 음악으로 변한 것 같아요. 곡이나 안무도 쉬워졌어요. '아무것도 몰라요'의 경우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고자 동요 '열 꼬마 인디언 소년'을 샘플링 해 넣었어요. 왜 '한 꼬마 두 꼬마 인디언'하는 그 노래. 그래서 노래가 입에 잘 붙는 것 같아요.
차오루 : 듣기도 편하고 표현할 때 많은 것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섹시 콘셉트 있다, 없다?
-섹시 콘셉트보다는 보이시한 콘셉트를 고수해 왔는데, 이번에는 좀 섹시한 부분도 있다고 하던데요?
린지 : 데뷔 초반 보이시하고 파워풀한 모습을 유지한 건 우리의 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어요. '여자라 예쁘다' 보다는 '잘하네'라는 말을 듣고 싶었어요. 공백기 동안은 '어떻게 하면 대중들이 우리를 좋아해줄까'라는 면에서 연구를 많이 했어요. 신사동 호랭이 선생님도 대중적인 느낌의 곡을 주셨고, 그 곡에 맞춰 여성스러운 콘셉트를 하게 됐어요. '청순한데 은근 섹시'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노출은 하지 않아요. 스쿨 룩이나 제복 같은 느낌의 의상을 입는데, 딱 피트 됐어요. 그래서 은근히 섹시해 보일 수는 있어요. 그동안은 큰 사이즈의 옷을 입었는데 이번에 몸매가 딱 드러나거든요.
예지 : 섹시의 시작이죠. 꼭 다 벗는다고 섹시는 아니 잖아요. 보일듯 말듯한 은근한 섹시에요.
■ 목표는 현아와 걸스데이?
-예지 씨는 가요계의 글래머로 은근히 소문이 났던데, 요즘 가요계의 화제로 떠오른 '트러블메이커'의 현아씨 못지않게 섹시하다는 얘기도 나와요.
예지 : 안 좋게 생각하실 분이 많을 것 같아서, 비교는 부담스러워요. 비교해 주신 건 영광이고, 저도 현아 선배님 못지않게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체스카 : 진짜 몸 좋아요. 예지 몸매가 더 좋을 거예요.
-섹시 콘셉트로 주목을 받은 걸그룹들이 많은데, 누구만큼은 하고 싶다는 그런 생각도 해봤나요?
예지 : 걸스데이 선배님이 섹시한 콘셉트로 많이 주목을 받으셨잖아요. 이번에 선배님들과 비슷한 스쿨룩 제복 느낌이니까, 감히 한 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학예회 춤'이 포인트 안무라고 하는데 어떤 춤이죠?
예지 : (춤을 직접 춰 보이며) 손바닥을 펼쳐 수평방향으로 흔들어 주는 동작인데, '열 꼬마 인디언 소년' 샘플링이 나오는 부분에서 추는 춤이에요.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한 번쯤 따라할 수 있는 안무에요.
-이번 활동에서 목표가 있다면요?
린지 : 성적의 높고 낮음 보다는 피에스타를 많이 알리는 게 이번 활동의 목표에요. 피에스타라는 이름을 얘기하면 '걔네 누군지 알아'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고 싶어요. 더 많은 분들이 피에스타를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 같은 해 데뷔한 크레용 팝 보며 부러워
-요즘 새롭게 인기를 글고 있는 걸그룹들이 많아요. 이 중에 혹시 라이벌로 생각하는 걸그룹이 있나요?
차오루 : 우리의 라이벌은 작년의 피에스타에요. 작년에 데뷔한 피에스타보다 훨씬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같은 해에 한달 먼저 데뷔한 크레용팝이 최근 크게 성공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린지 : 우리가 쉬는 동안 크레용팝 선배님들이 한창 활동을 했어요. 점점 잘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웠죠. 숙소에 모여서 음악 방송을 보며 '되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체스카 : 우리가 봐도 귀여웠어요. '다 같이 원! 빠빠빠빠' 이 부분이 중독성이 있더라고요. 어떤 때는 예지가 씻으면서 그 노래를 부르더라고요.
예지 : 내가 그랬어? (웃음)
재이 : 아이디어와 콘셉트가 맞아떨어져서 빠른 시간에 인기가 올라간 것 같아요. 우리 피에스타도 꾸준히 변화를 한다면, 급격하지는 않더라도 크레용팝 선배님들 못지않게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 해야겠네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시죠.
린지 : 컴백을 많이 기다린 만큼 여러 가지로 많이 준비했어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준비하는 과정이었으니, 많이 지켜봐 주시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재이 : 예전 활동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개개인의 잠재된 끼를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했으니 그런 부분들을 주의 깊게 봐주세요.
예지 :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컴백하는 이번 주가 마음 벅찰 것 같아요. 컴백이 정말 얼마 안 남았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인터뷰 하는 사이 족발이 얼마 안 남았네요. 잘들 드셨나요?
차오루 : 오늘은 족발과 함께 보냈는데 내일 인터뷰 할 때 족발이 없어서 기분이 엄청 허전할 것 같아요. 헤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피에스타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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