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아직은 뻑뻑합니다."
원주 동부가 20점 차이를 뒤집었다. 동부는 2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13-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85-84로 승리했다.
한때 삼성에 20점 차까지 뒤처지면서 패색이 짙었던 동부는 4쿼터 들면서 무섭게 상대를 뒤쫓았고 종료 2초 전 김주성이 골밑슛을 성공하며 짜릿한 한 점 차 역전극을 펼쳤다.
역전쇼가 펼쳐졌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동부다. 동부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트리플 타워다. 김주성(205cm)과 이승준(204cm), 허버트 힐(202cm)로 구성된 3명의 높이는 타팀의 기를 죽일 만하다.
하지만 높이가 너무 높아도 문제다. 타워 3명이 움직이다 보니 40분 내내 돌아가야 하는 유기적인 톱니바퀴 움직임이 아쉽다. 팀 속도가 다소 굼뜨다 보니 삼성처럼 빠른 팀을 상대로 공수에 걸쳐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높이에 집중하다 외곽이 죽는 단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승장과 수훈선수 자격으로 인터뷰에 나선 이충희 감독과 김주성도 아직 보완이 필요한 조직력을 일갈했다. 두 명의 입에서는 "뻑뻑하다"는 말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부드러운 맛이 없었다는 자기반성이었다.
김주성은 "큰 3명이 뛰다 보니 팀이 뻑뻑하다. 다들 발이 느리니까 활동 반경이 좁고 겹친다. 그러다 보니 외곽도 죽는 경향이 있다"면서 "키는 큰데 리바운드까지 따내지 못하다 보니 경기가 더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어렵게 구축한 산성이 어긋나게 돌아가면서 답답한 쪽은 이 감독이다. 수비를 우선시하는 이 감독의 성향과도 발 느린 3명의 높이는 철학이 어긋나는 부분이다.
이에 트리플 타워를 과감히 버릴 생각이다. 이 감독은 "이승준을 외곽으로 돌릴 것이다. 골밑에 3명을 모두 넣기보다 외곽 플레이가 가능한 (이)승준이를 외곽으로 내보내겠다"고 밝혔다.
뻑뻑하게 돌아가는 산성을 부드럽게 움직일 윤활유로 이승준을 택한 이 감독은 "이승준은 수비에 문제가 있지만 수비 리바운드만 주문할 생각이다. 이쪽은 기술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크다"고 개선점을 강조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이승준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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