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여기가 사우디야, 이란이야?"
슈퍼매치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엉망진창 잔디에 아연실색했다. 서울을 안방으로 부른 주인 수원 삼성의 서정원 감독도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동반했다.
K리그 클래식 최고의 라이벌전인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우승이 결정되는 스플릿라운드에서 다시 만난 두 팀의 대결에 36,476명의 구름 관중이 찾아 슈퍼매치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수원과 서울도 한글날 공휴일에 마련된 잔치에 가능한 전력을 총동원해 부족함 없는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90분 내내 경기장을 찾은 관중과 TV 중계를 통해 슈퍼매치를 본 이들의 눈을 괴롭힌 것은 축구전용경기장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엉망진창인 잔디였다.
하프라인 주변에 경기장을 가로지르는 4줄의 선이 선명하게 남았고 그라운드 군데군데 잔디가 빠져 흙바닥이 고스란히 노출될 만큼 관리가 되어있지 않았다.
열흘 전 경기장에서 열린 대중가수 콘서트의 여파였다. 이동식 무대를 설치하기 위해 잔디에 남긴 손상이 그대로였다. 수원시설관리공단은 콘서트가 끝나고 열흘이 지날 때까지 그 어떤 보수조차 하지 않았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경기장의 주인인 슈퍼매치를 뛰는 선수들과 팬들이 입었다. 공을 차면 흙이 튀어오르는 경기장에서 두 팀의 플레이는 완성도를 찾기 어려웠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원의 산토스가 볼 트래핑을 미스한 뒤 땅을 걷어차며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 지켜보는 입장에서 창피할 뿐이었다.
한편, 이날 열린 슈퍼매치에서는 수원이 후반에 터진 산토스와 정대세의 연속골로 서울을 2-0으로 제압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슈퍼매치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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