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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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DS] 유리베 번트 실패 후 투런포, 격앙됐던 기자실 분위기

기사입력 2013.10.08 16:50 / 기사수정 2013.10.10 12:10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로스앤젤레스(미국), 신원철 특파원] "저기서 왜 번트야?"

8회말이었다. 야시엘 푸이그가 애틀랜타 셋업맨 데이비드 카펜터를 상대로 2루타를 치고 나갔고, 이어 후안 유리베가 타석에 들어섰다. 다저스 벤치는 유리베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이때 7층에 마련된 임시 기자실에 있던 LA데일리브리즈(LA Daily Breez)취재진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왜 번트를 대게 하는 거야? 바보같아"라며 팔을 흔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옆 자리를 바라보며 내 말이 틀렸느냐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유리베는 두 차례 번트 시도에서 모두 파울을 기록했다. LA데일리브리즈 취재진은 "저거 보라고, 유리베는 번트가 어울리지 않아"라고 소리쳤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유리베는 데뷔 후 이번 정규시즌까지 13시즌 동안 희생번트를 63번 성공시켰다. 1년에 4.8번 꼴로 희생번트를 댔다.

결국 이 번트 실패는 '전화위복'이 됐다. 유리베는 두 차례 번트 실패 후 들어온 볼 두 개를 침착하게 골라낸 뒤 5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불과 10여 초 전까지 흥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이 기자는 마치 '내 말이 맞았다'는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서 '유리베의 타구가 날아가는 것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느냐'라는 질문에 "'내가 왜 그에게 번트를 지시했을까'라고 생각했다"며 농담을 던졌다. 

유리베가 번트를 성공시켰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상대 투수 카펜터는 주자 3루 상황에서 통산 12타수 1피안타, 피안타율 0.083을 남겼다. 혹시라도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렐이 등판했다면? 마찬가지다. 그는 15타수 2피안타로 피안타율 0.133을 기록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던 LA데일리브리즈 취재진을 잠시 후 클럽하우스 입구에서 다시 만났다. 그는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와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었다. 10여분 전의 격앙된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후안 유리베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특파원]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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