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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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문제야?'…세 가지 통설 깬 손흥민

기사입력 2013.09.07 09:21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손흥민이 아이티를 상대로 진가를 발휘했다. 한 경기 만으로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던 통설을 깼다.

손흥민은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의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2골을 터뜨렸다. 전반 20분 0-0의 균형을 깨는 선제골을 넣은 손흥민은 팀이 3-1로 앞선 후반 26분 쐐기골을 기록하며 홍명보호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경기를 잘하고도 결정력 부족으로 이기지 못하던 홍명보호에 확실한 해결사를 자처한 손흥민의 등장은 반가웠다. 90분 동안 평소 알던 손흥민의 모습이 잘 그려졌다.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뛰던 모습과 어딘가 다르게 엇박자를 내던 모습이 이번만큼은 없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하던대로 빠르고 힘이 넘쳤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좁히는 움직임이 좋았고 때로는 원톱이 빠진 공간을 전광석화처럼 쇄도하면서 아이티의 수비를 흔들었다.

그동안 태극전사 손흥민을 둘러싼 통설과 논란은 몇가지가 있었다. 우선 홍명보 감독이 부임하면서 등장한 '홍명보 축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과거 홍 감독이 청소년대표와 아시안게임대표, 올림픽대표까지 연령별 태극호를 이끌면서도 유독 손흥민은 차출하지 않았다. 유독 손흥민만 눈길을 주지 않으면서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손흥민이 교체 사인을 주기 전까지 뺄 생각은 없었다"는 말로 풀타임 출전을 시키는 신뢰를 보였고 손흥민은 첫 호흡에서 멀티골로 홍명보 축구와 괴리감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같은 선상에서 이타적인 면도 돋보였다. 이전 국내 선수와 달리 손흥민의 장점은 강력한 슈팅이고 자신감 넘치는 공격시도다. 이 부분이 대표팀과 결합을 하면 이기적으로 변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를 통해 손흥민의 플레이가 이타적인 면을 강조하는 홍 감독의 철학과 어긋난다던 평가가 힘을 받았다. 손흥민은 이 평가마저 아이티전을 통해 상쇄했다.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는 여전했지만 연계에 조금 더 주력했다. 전반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은 레버쿠젠과 달리 슈팅보다 동료에게 패스하는 장면이 많았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최진한 전 경남FC 감독은 "손흥민이 일부러 슈팅을 아끼는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손흥민은 혼자하기 보다 팀에 녹아들기 위해 애썼다. 후반에는 좀 더 중앙으로 이동해 구자철과 이청용, 이근호 등과 볼을 주고받는 장면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홍 감독 축구와 괴리감이 없음을 확실히 한 손흥민은 가장 큰 논란이던 '약팀에 약할 수 있다'는 문제도 스스로 해결했다. 손흥민의 장점은 분명 스피드고 이는 공간이 나는 역습에 어울린다. 즉 세계 무대에서 한국이 강팀에 이길 수 있는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능력을 갖춘 손흥민이다. 반대로 밀집수비로 나서는 아시아 국가나 약팀을 만나면 활용폭이 내려갔다. 공간이 나야 신을 내는 손흥민이기에 페널티박스 부근에 빼곡하게 서있는 상대 수비를 뚫기엔 맞지 않는 창이라는 해석이었다.

손흥민을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한 잣대였던 의견도 아이티전을 통해 달라졌다. 장점은 확실하게 보여줬고 단점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음을 정확하게 했다. 아이티가 공격적으로 나섰던 전반 손흥민은 물만난 고기처럼 상대 진영을 뛰어다녔다. 수비진에서 길게 넘어오는 볼의 첫 타깃은 손흥민일 만큼 스피드를 활용해 공간이 많이 난 아이티를 위협했다. 선제골도 상대 수비가 공간을 주자 가볍게 제치면서 방점을 찍었다.

아이티가 퇴장을 당해 10명이 뛰면서 수비적으로 나섰던 후반에는 위치를 변경해 볼을 주고받는 것에 주력하며 골을 노렸다. 두번째 골은 좁은 공간에서 공격수가 보여줘야 할 침투능력이 발휘됐고 아이티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가볍게 깬 것이 인상적이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손흥민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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