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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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닥터' 성악소년에게 치맛바람은 독으로 작용했다

기사입력 2013.09.03 02:57 / 기사수정 2013.09.03 15:54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고 싶은 유년기. 경쟁이 주는 쓰디쓴 아픔 따위는 던져버리고 아무 걱정 없이 친구들과 뛰어놀며 협동의 미학을 스스로 깨달아가는 시기에 성악소년 규현이는 이미 지쳐버렸다.

2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굿 닥터'에서 규현은 자신이 더 이상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진단을 받자 성원대학병원 옥상으로 가 투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박시온(주원 분)의 설득으로 생각을 접었고 실의에 빠졌던 규현은 병원 식구들의 도움으로 점차 닫혔던 마음을 열어간다. 규현의 목이 통증이 심해 수술이 급한 상황이었지만 결사반대를 외쳤던 어머니도 시온의 설득으로 독일로 출국하려는 마음을 접게 된다.

타고난 노래 실력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병원에 있는 아이들도 알아봤던 규현도 사실 한 명의 아이였다. 어머니의 극성스러운 강압에 지쳐 음악이 나오지 않는 이어폰을 착용, 귀를 닫으며 폐쇄적인 태도를 지니게 됐고 주변의 대화를 사전에 차단해 스스로를 가뒀다.

규현은 타의에 의해 네 살부터 음악가로서의 성공을 추구해왔다. 빠르게 성장했지만 어머니를 실망하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의 병폐는 쌓여만 갔고 학교에도 가지 못하며 친구도 사귈 수 없었다.

유명세는 얻었지만 유년의 소중한 추억은 간직하지 못해 사실은 안쓰러운 아이였던 셈이다. 규현은 어머니에게 "노래 못 하게 돼도 학교 가서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고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지내고 싶다"고 밝혔다.

원치 않는 꿈을 좇는 것보다 다른 아이들처럼 소박한 삶을 추구한 규현은 "유치원 다닐 때 놀이동산가서 회전목마처럼 탔을 때처럼 웃고 싶다. 내 마음을 너무 몰라 줬던 엄마가 단지 얄미웠다"며 진심을 털어놨다.

이와 함께 규현은 "내 꿈은 유명한 합창단에 들어가는 게 아니다"라며 "의사선생님이 환자들을 고치듯이 나도 내 노래로 사람들의 마음을 고쳐주고 싶다"라고 진짜 꿈이 음악 치료사임을 밝혔다.

규현과 어머니는 똑같이 음악을 추구했지만 접근 방식은 달랐다. 직진을 외친 어머니와 달리 규현은 돌아보는 여유를 원했다. 어머니의 과도한 교육열, 이른바 '치맛바람'에 둘러싸인 규현은 고속도로를 빠르게 주행하며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했다. 무대의 중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냈지만 마음의 허전함은 늘 감출 수 없었다. 이는 분수에 맞지 않는 조기 교육과 강압적인 주입이 아이를 조기에 지치게 할 수 있는 주범임을 보여준 것이다.

한편 이날 방송 말미에 김도한(주상욱)은 "이번 수술로 규현은 재능과 건강을 맞바꾸게 된다. 나는 평소 환자의 개인적인 상황과 수술을 결부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평생 위로가 되는 수술을 해야 한다"며 은근히 기대를 내비쳤다. 수술 상황에서 시온이 "규현이 노래하는 꿈 이룰 수 있다"고 말해 재능과 건강 두 가지를 모두 살릴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굿 닥터 ⓒ KBS2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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