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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세계 5위 올랐지만 '아시아 퀸'은 놓쳤다

기사입력 2013.08.31 05:50 / 기사수정 2013.08.31 05: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손연재(19, 연세대)가 명예회복에 성공하며 세계선수권대회를 마감했다.

손연재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3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결선 A조(예선 1위~12위)경기에 출전했다. 전날 열린 예선전에서 52.250점을 받은 손연재는 6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상위 12명이 모인 A조에서 경기를 펼친 손연재는 후프(17.783) 볼(17.683) 곤봉(17.350) 리본(17.516) 점수를 합산한 총점 70.332점을 받았다. 결선 진출자 24명 중 5위에 오른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 사상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손연재는 시니어 데뷔 해인 2010년에 열린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 32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듬해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1위로 수직상승하며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개인종합 5위에 오르는 성과를 남겼다. 손연재는 런던올림픽에 이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5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종목별 예선에서 '노메달'로 그친 아쉬움을 만회했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코감기에 걸리는 등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여기에 지나친 긴장감을 이기지 못해 종목별 결선에서 실수를 연발했다. 그러나 개인종합 결선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한층 뛰어난 경기력을 펼쳤다.

이번 개인종합 결선에서는 뜻하지 않은 이변이 일어났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마르가리타 마문(18, 러시아)이 크고 작은 실수를 범하며 70.290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그리고 개인종합 예선 8위로 결선행을 확정지은 덩 센유에(21, 중국)가 4위로 치고 올라왔다.

덩 센유에는 런던올림픽에서 17위에 머물렀다. 지난해까지 특별하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그는 올 시즌 기량이 급성장했다. 덩 센유에는 지난 6월에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손연재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개인종합 2위에 올랐다. 또한 종목별 결선에 모두 진출했고 볼과 리본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덩 센유에의 올 시즌 월드컵 순위는 29위에 불과하다. 올해 총 8차례에 걸쳐서 열린 월드컵 시리즈 중 프랑스 월드컵에만 출전했기 때문이다. 이 대회에서 그는 개인종합 11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고의 무대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손연재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꾸준하게 성장해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했다. 올 시즌 초반까지 아시아에서는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덩 센유에가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고 이번 대회에서 손연재를 추월했다.

상당수의 리듬체조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덩 센유에를 경계해야할 선수로 지목했다. 국제심판인 차상은 SBS 해설위원은 "덩 센유에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예전부터 잘해왔던 선수다. 올 시즌 급성장했는데 주목해야할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리듬체조 경기위원장 역시 "중국의 덩 센위에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 중국 선수들은 기본기가 탄탄한데 이 선수도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일부 전문가들은 "작품 구성의 다양성과 표현력 그리고 수구 숙련도에서는 손연재가 아직 한 수 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덩 센유에는 몇몇 종목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있었다.

특히 덩 센유에의 곤봉 연기를 매우 인상적이었다. 수구를 다루는 솜씨가 능숙했고 기술은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았다. 움직임도 경쾌했고 프로그램을 다이내믹하게 이끌어 갔다.

덩 센유에는 곤봉 종목에서 17.916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리본에서도 17.900점을 받았다. 리본에서는 수구를 떨어뜨리며 17.108점에 머물렀지만 곤봉과 후프에서 얻은 고득점으로 이를 만회했다.

손연재는 그동안 유럽 선수들에게 도전하고 경쟁하면서 성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시아 지역에서 강력한 라이벌이 나타난 점은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 손연재는 개인종합 결선 네 종목에서 고른 연기를 펼치며 큰 실수를 피했다. 이러한 전략은 나름 적중했지만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차기 시즌을 준비하려면 보다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손연재의 다음 목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다.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그의 앞에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다. 손연재는 덩 센유에를 압도할 수 있는 독창적인 기술과 파워풀한 루틴을 갖추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손연재 ⓒ 엑스포츠뉴스DB, 덩 센유에 ⓒ FIG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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