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자신의 명예와 부, 권력을 위해 많은 사람의 행복과 삶을 뺏어간 인물 조상국(천명보/ 이정길 분)은 정말 심판을 받았을까.
30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상어’ 20회에서는 가야호텔 조상국 회장의 과거 행적이 밝혀졌다.
대외적으로 명망이 높은 조상국은 실제로는 존경받는 독립운동가의 아들 조상국을 죽이고 그의 삶을 대신 살아온 머슴 천영보였다. 천영보는 6.25 전쟁 당시 많은 양민을 학살했으며, 미군의 첩자로 활동한 인물이다.
'가짜' 조상국은 자신이 천영보라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뭐든 할 수 있는 악인이다. 그는 12년 전 이수(김남길)의 아버지를 죽인 것도 모자라 아들이건 사돈이건 진실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제거해 왔다. 동시에 살인을 지시하고도 선한 미소를 짓는 두 얼굴의 사나이다.
조상국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자신을 버려야 했던 이수는 조상국의 악행을 밝히기 위해 힘썼다. 결국 그는 상국의 손녀 해우(손예진)와 또 다른 피해자의 아들 수현(이수혁), 경찰 변방진(박원상) 등과 함께 조상국의 악행을 온 천하에 알렸다.
조상국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기회마저 뺏긴 채 차갑고 어두운 감옥에 갇혔다. 하지만 그의 악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감옥에서도 자신의 심복을 통해 자기에게 덤벼든 이수에게 총을 겨누었다.
“여전히 청산되지 않은 친일파에 대한 재조사와 거창 양민학살 사건, 제주 4.3사태 등 우리 근현대사의 아픈 과거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그 치유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친일파는 득세하고 독립운동가의 후손은 기초 생활수급자로 힘겹게 살고 있는 부끄러운 우리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조회장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TV뉴스에서 앵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길고 긴 싸움 끝에 조상국이 심판을 받으며 '정의롭게' 막을 내리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게임의 패를 쥐고 흔든 건 진실을 파헤친 자가 아닌 거대한 힘과 권력을 가진 자였다. 천영보는 감옥에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수많은 조무래기 고기들을 무턱대고 삼켜버리는 '상어'처럼, 현실의 '상어'는 그렇게 정의를 비웃으며 자신의 금권과 권력을 이용해 힘없고 선한 이들을 괴롭힌다. 한껏 벌린 상어의 아가리처럼, 현실세계는 그렇게 어둡고 칙칙할 수밖에 없다는 씁쓸한 진실을 드라마 '상어'가 얘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이정길 ⓒ K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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