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두 얼굴의 사나이’가 안방극장을 오싹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KBS 2TV 월화드라마 ‘상어’와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는 온화한 미소 뒤 섬뜩한 속내를 숨기고 있는 악역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활약은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 넣으며 시청률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2년 전 숨은 거물의 움직임으로 아버지를 잃고, 자신까지 버려야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상어’. 조해우(손예진 분)의 조부이자, 가야호텔 그룹의 회장인 조상국(이정길)은 자신의 그늘진 모습을 철저하게 숨긴 채 살아온 인물이다.
대외적으로 존경을 받는 조상국의 반전 과거가 최근 방송을 통해 드러났다. 실제로 그는 존경받는 독립운동가의 아들 조상국을 죽이고 그의 삶을 대신 살아온 머슴 천영보였던 것. 천영보는 6.25 전쟁 당시 수많은 양민을 학살했으며, 미군의 첩자로 활동한 인물이다.
‘가짜’ 조상국은 자신이 천영보라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뭐든 할 수 있는 악인이다. 그는 12년 전 이수의 아버지를 죽인 것도 모자라 아들이건 사돈이건 진실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제거하고자 한다. 동시에 살인을 지시하고도 선한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오싹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정웅인 역시 두 얼굴의 악역 연기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정웅인이 연기하는 민준국은 아내를 죽인 박수하(이종석)의 아버지를 쇠파이프로 내리쳐 죽였다. 문제는 이 장면을 여고생 장혜성(이보영)이 목격해 증언 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에 민준국은 장혜성을 향한 복수심으로 긴 시간을 살아왔다.
감옥에서 출소한 후 혜성에게 큰 상처를 안기기 위해 민준국이 선택한 복수는 혜성의 어머니 어춘심(김해숙)를 죽이는 것이었다. 수수한 미소로 혜성의 어머니가 운영하던 치킨 집에 취직한 그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 뒤 잔인하게 그녀를 죽였다. 그 후의 모습이 더 섬뜩했다. CCTV까지 제거한 후 범행을 저지른 민준국은 살인을 혜성 어머니의 과실로 조작했다. 또 그는 재판에서 뻔뻔하게 눈물로 결백을 주장하며 무죄를 받아내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인자한 인물을 주로 연기해 온 베테랑 이정길과 코믹한 매력이 돋보였던 배우 정웅인. 두 배우의 섬뜩한 악역 연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반전의 묘미를 선사하며 극에 힘을 더하고 있다. 각각 4회, 6회분만을 남겨둔 채 극의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상어’와 ‘너의 목소리가 들려’. 두 얼굴의 악역들은 또 어떤 활약을 펼칠까, 마지막까지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이정길-정웅인 ⓒ KBS-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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