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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백년의 유산', 뻔했지만 궁금증 자극한 막장의 모범사례

기사입력 2013.06.24 08:36 / 기사수정 2013.11.10 18:59



▲ 백년의 유산 마지막회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뻔하지만 궁금증을 유발했던 드라마였다. 23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막장드라마라 불리면서도 대중성을 갖춰 '욕하면서 본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막장드라마'는 이제 한국 드라마의 한 장르로 불릴 만큼 보편적인 것이 됐다. 이들은 다소 자극적이며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막장드라마라 해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만은 아니다. 배우들의 열연과 다양한 캐릭터, 끊임없는 사건의 발생 등이 조화를 이룬 드라마는 아무리 현실과 거리가 멀 지라도 시청자들의 눈을 붙잡는다.

23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 역시 막장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했지만 30%대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받았다. 중후반부로 흘러갈수록 답답한 캐릭터와 무리한 설정 등으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지만 빠른 흐름과 인물들 간 심상치 않은 갈등의 연속으로 매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많은 드라마들의 엔딩이 그러하듯 '백년의 유산'의 결말은 뻔했다.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세윤(이정진 분)은 채원(유진)의 극진한 간호 아래 가까스로 깨어나 채원과 결혼식을 올렸고 국수공장은 청와대 행사에 국수를 납품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춘희(전인화)와 설주(차화연)는 과거의 엉킨 실타래를 풀고 화해했고, 강진(박영규)은 기옥(선우선)의 내조에 힘입어 '뚫어'로 음악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철규(최원영)의 아이를 임신한 홍주(심이영) 덕에 다시 집을 찾은 모진 시어머니 영자(박원숙)는 채원에게 그동안의 악행에 대해 사과했다. 악한 사람들이 개과천선하고 선한 이들이 성공하는 권선징악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다른 드라마에 비해 새로운 내용이나 참신한 소재라 할 만한 것도 없었다. 주인공들은 험난한 과정을 뚫고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었고 모든 이들은 화해와 함께 해피엔딩을 맞았다. 한국 드라마의 필수 요소라는 출생의 비밀은 극을 좌우했던 주요 소재로 쓰였다.

주인공 채원과 세윤의 캐릭터가 답답하게 그려진 점도 아쉬운 점 중 하나였다. 세윤은 엄친아에 자상한 백마 탄 왕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으며 적극적인 여성상으로 그려질 것 같았던 채원은 사랑과 일에 있어 평면적인 여자주인공에 머물렀다. 방회장이 몰락한 배경이 성공한 채원의 복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딸 주리의 무리한 사업확장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채원의 역할을 미미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개성 있는 홍주와 철규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을 정도다.



그럼에도 '백년의 유산'은 삼대 째 내려온 국숫집 이야기를 알토란같이 삽입해 다양한 연령대가 무리 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유산 백억을 물려받기 위해 집으로 들어온 팽달(신구)네 삼형제 부부가 동고동락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모습은 대가족 시대의 향수를 구현하며 재미를 극대화했다. 효동(정보석)과 춘희, 강진과 기옥 등 중년의 로맨스도 쏠쏠한 재미를 선사했다.

막장드라마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만큼은 돋보였다. 특히 금륭푸드의 회장이자 채원의 모진 시어머니 방영자를 연기한 박원숙은 베테랑 배우다운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백년의 유산'의 8할이 배우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막을 내린 '백년의 유산'은 막장드라마의 모범 사례로 부를 만 하다. 진부한 사랑 이야기와 출생의 비밀, 자극적인 내용들이 등장했지만 채원과 세윤의 러브스토리만큼 엄가네 가족의 이야기가 균형 있게 그려졌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백년의 유산 ⓒ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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