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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 신인왕 경쟁, 사실상 류현진-밀러 2파전 구도

기사입력 2013.05.30 02:30 / 기사수정 2013.05.30 13:31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LA 다저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부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은 진짜 신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계약 직전 마이너리그 조항을 놓고 옥신각신하던 다저스 구단을 머쓱케 하는 활약이다. 이제는 현지 언론도 류현진을 신인왕 후보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한참 앞선 듯했던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전혀 밀릴 게 없다. 이제 사실상 내셔널리그(NL) 신인왕 경쟁은 류현진과 밀러의 2파전으로 전개되는 분위기다.

류현진은 올 시즌 30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11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 중이다. 11경기 중 8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10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에는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서 9이닝을 2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고 완봉으로 시즌 6승을 장식했다. 팀 내 최다승 투수로 우뚝 섰음은 물론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다승-이닝(71⅔이닝)-탈삼진(67개) 모두 신인 투수 가운데 가장 많다.

29일 경기 직후 미국 현지에서도 다수 매체가 류현진의 신인왕 가능성을 언급했다. MLB.COM은 류현진의 성적을 소개하며 "유력한 신인왕 후보"라고 언급했고, 류현진의 완봉승 경기를 미국 전역에 생중계한 스포츠전문채널 ESPN도 "류현진이 신인왕에 가까워졌다"고 평했다. 지난 13일 폭스스포츠도 류현진을 유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으로 꼽았는데, 약 2주가 지난 지금 그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류현진의 최대 경쟁자인 밀러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밀러는 올 시즌 10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2.02를 기록 중이다.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완봉승도 한 차례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에서는 류현진을 앞선다. 그러나 승수와 이닝(62⅓이닝), 탈삼진(65개)에서는 류현진이 앞서 있다. 최근 페이스도 류현진이 좋다. 밀러는 지난 1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서 9이닝 1피안타 13탈삼진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둔 이후 3경기 연속 6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3경기 평균 투구수도 102.6개로 많은 편이다. 류현진은 5월 5경기에서 34이닝을 채웠고, 밀러는 31⅔이닝을 소화했다. 4월 한 달은 밀러가 압도적으로 치고 나갔지만 이제는 류현진이 거의 다 따라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밀러는 2009년 마이너리그를 시작으로 지난해 ML 6경기(1선발)에 등판, 빅리그를 조금이나마 경험한 투수이고, 류현진은 올해 처음 미국땅을 밟은 순수 신인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류현진의 활약이 더욱 놀라운 이유다. 타격에서도 밀러가 타율 8푼 7리(23타수 2안타)를 기록 중인데 반해 류현진은 2할 5푼(24타수 6안타)이다. 본업이 투수이기에 타격은 그리 중요치 않지만 팀 공헌도 면에서는 높이 평가받을 만한 부분이다. 지난달만 해도 밀러의 신인왕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류현진이 연일 호투를 펼치면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변수는 팀 성적이다. 다저스는 22승 28패(승률 .440)로 NL 서부지구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세인트루이스는 34승 17패(.667),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로 NL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팀 성적만 놓고 보면 밀러의 우세다. 하지만 다저스가 류현진을 앞세워 반등에 성공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류현진은 지난 1월 미국 출국 직전 "신인왕과 두자릿수 승리, 최대한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도 전혀 문제없어 보인다.

또 다른 신인왕 후보 가운데는 에반 개티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포수)를 주목해볼 만하다. 그는 올 시즌 41경기에서 타율 2할 7푼 1리 12홈런 32타점을 기록 중이다. 개티스도 2010년 입단해 마이너리그를 거쳐 올해에야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포수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당초 후보군으로 꼽히던 쿠바 출신 강속구 투수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 말린스)는 10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3.78로 류현진과 밀러에 미치지 못한다. 탈삼진(52개)과 이닝(52⅓이닝)에서도 류현진과 밀러가 앞선다.

지금으로선 류현진이 평균자책점을 제외한 주요 부문에서 밀러에 앞서 있다.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사실 류현진이 현지에서 신인왕 후보로 언급되는 것 자체로도 대단한 일이다. 개막 전 선발 로테이션 진입도 걱정해야 했던 류현진이 이 정도로 해줄 것으로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한국의 괴물'이 'LA의 몬스터'로 진화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류현진이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신인왕이라는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한번 지켜볼 일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류현진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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