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홍성욱 기자] ‘이 얼마나 기다렸던 우승이었던가.’
배상문(캘러웨이)이 미국프로골프(PGA) 무대 진출 두 번째 시즌에서 첫 승을 신고하며 ‘배상문 시대’를 만천하에 알렸다. 배상문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시즌스TPC에서 열린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를 적어내며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배상문은 최종 4라운드 16번홀(파5)에서 3미터 퍼팅을 성공시키며 버디를 잡아내 추격자 키건 브래들리(미국)를 따돌렸다.
배상문은 마지막 4라운드를 브래들리에 1타 뒤진 2위로 출발했다. 순위가 바뀐 건 3번 홀(파4)이었다. 배상문은 침착하게 버디를 잡아냈지만 브래들리가 보기로 쳐지며 단숨에 1~2위가 바뀌었다. 리더보드 맨 윗 칸에 이름을 올린 배상문은 4번 홀에서 파를 세이브한 뒤 5번 홀부터 7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멀찌감치 도망갔다.
배상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9번 홀에서 더블보기와 10번 홀 보기로 3타를 잃은 배상문은 14번 홀 보기로 브래들리에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16번 홀 버디로 다시 선두로 치고나간 배상문은 17번 홀 에서 보기로 무너진 브래들리에 2타 차로 앞서나가며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배상문의 우승은 우리나라 선수로는 최경주와 양용은에 이은 세 번째 쾌거다. 한국 남자 골프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린 최경주와 양용은은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40대에 접어든 만큼 후발주자가 필요했던 시기였다. 그 후광을 입은 배상문은 자신의 시대를 맘껏 펼칠 수 있는 스물일곱 청년이다.
배상문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것은 그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2005년 프로에 입문한 배상문은 거침없는 장타를 앞세워 2008년과 2009년 한국프로무대(KPGA) 상금왕에 올랐고, 2011년에는 일본프로골프(JGTO)에서도 상금왕에 오르며 또 하나의 쾌거를 이뤘다. 한 계단씩 올라가는 걸음걸이에선 탄탄함 마저 느껴진다.
2011년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2012년부터 PGA 무대에 나선 배상문은 지난 시즌을 우승 없이 상금랭킹 83위로 마무리하며 아쉬움을 달랬지만 이번 우승으로 PGA에서도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게 됨과 동시에 골프 인생의 새로운 발판을 마렸했다.
대망의 PGA 첫 승을 거머쥐며 자신의 시대를 전세계에 알린 배상문이 어떤 역사를 써내려갈지 관심이 쏠린다.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사진=배상문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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