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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의기투합, 류제국 데뷔승 만들었다

기사입력 2013.05.20 01:49 / 기사수정 2013.05.20 03:29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해외파 선수들의 의기투합이 LG 트윈스 류제국의 값진 데뷔 첫 승을 만들어냈다. 약속이라도 한 듯 힘을 모았다. 

류제국은 19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5피안타(2홈런) 2볼넷 4실점하며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그의 프로 첫 승은 메이저리그(ML) 탬파베이 소속이던 지난 2007년 4월 7일(한국시각)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서 열린 토론토전서 1⅓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팀이 9회말 끝내기승을 거두면서 프로 첫 승을 거뒀다. ML서는 첫 승이자 마지막 승리였다. 류제국은 "그때(ML 첫 승)보다 오늘이 더 행복하다. 잊을 수 없는 날이다"며 기뻐했다. 

재미있는 점은 해외 무대를 경험한 '캡틴' 이병규와 봉중근에 김기태 LG 감독까지 그의 승리에 힘을 보탠 것이다.

이병규는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뛴 해외파다. 그는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맹활약으로 류제국을 지원사격했다. 1회말 2사 3루, 3회말 2사 1, 3루 기회에서 적시타로 흐름을 가져왔고, 5회말에는 번트안타로 대량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비에서도 어려운 타구를 문제없이 처리해내며 류제국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제국은 1회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이병규에게 하이파이브를 건네며 감사를 표했다. 류제국은 "(이)병규 선배께 너무 감사하다. 행복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빅리거 출신 봉중근도 철벽 마무리로 류제국의 승리를 지켰다. 봉중근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ML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신시내티 레즈를 거치며 48경기에 등판, 7승 4패 평균자책점 5.17을 기록한 바 있다. 류제국의 빅리그 선배이기도 하다. 봉중근은 이날 팀이 7-4로 앞선 8회말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을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9세이브째를 챙겼다. 지난 10일 롯데전 이후 9경기 만의 세이브로 '빅리그 후배' 류제국의 승리를 확정한 봉중근이다. 



영역을 좀 더 넓혀보면 김 감독도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3년간 코치 생활을 했다. 엄연한 해외파라 할 수 있다. 그는 류제국이 2군에서 공을 던질 때부터 자신감을 심어주려 노력했다. 지난달 24일에는 류제국을 1군 선수단에 전격 합류시키기도 했다. 분위기 적응을 위한 배려였다. 행여 제자가 2군 경기에서 부담감을 가질까 우려해 구리구장을 찾아 나무그늘 밑에 숨어 그의 투구를 지켜보기도 했다.

차명석 LG 투수코치는 19일 경기 후 "류제국을 5회가 끝나고 바꿔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점수 차도 여유가 있고, 앞으로 주축 투수로 가야 하는 선수다"며 한 이닝을 더 소화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후문이다. 비록 6회 1사 후 나지완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추가 실점했지만 선발승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류제국의 데뷔 첫 승을 축하한다"며 격려했다.  "(몸 상태가)100%가 아니면 올리지 않겠다"던 류제국의 1군 데뷔전 승리는 감독에게도 큰 기쁨이다.

류제국의 호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약점으로 꼽히는 LG 선발진에 새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차 코치는 "만원 관중 앞에서 첫 등판을 가졌는데 자기 공을 던졌다는 점이 좋았다"며 "체력만 보완하면 토종 선발진의 주축이 될 것이다. 오늘 좋은 모습만 봤다"고 칭찬했다. 해외파의 활약에 탄력을 받아 승리했다는 점도 의미 있다. 해외파인 류제국도 훗날 이병규, 봉중근처럼 팀의 주축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류제국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류제국(사진 왼쪽)이 수훈선수 인터뷰 도중 이병규에게 물세례를 받고 있다, 류제국(사진 오른쪽)이 마무리 봉중근과 손을 맞잡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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