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때로는 섹시한 댄스 가수로, 때로는 TV드라마와 스크린을 오고가는 연기자로 인기를 끌었던 엄정화가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다.
엄정화는 지난 2005년에 제작된 영화 '오로라 공주'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그리고 8년 뒤에 출연한 영화 '몽타주'에서는 절정에 다다른 연기력을 펼쳤다.
엄정화는 7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몽타주'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정근섭 감독과 배우 김상경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는 "오로라 공주 때처럼 강한 모성애를 가진 어머니 역할을 다시 연기했다. 그 때의 감정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더욱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몽타주'에서 엄정화는 15년 전 일어난 유괴사건으로 딸을 잃은 어머니 하경을 연기했다. 사건이 발생한 뒤 15년이 흐른 뒤, 이 사건의 공소시효 기간이 끝난다. 그러나 하경은 자신의 딸을 유괴해 죽음으로 몰아넣은 범인을 찾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이 사건의 담당 형사인 청호(김상경 분)도 유죄범의 추격을 접지 못한다.
유괴범 추격과정은 한층 디테일한 과학 수사로 진행된다. 실제 유과사건 추격 과정에서 영향을 받은 사건들이 영화에 등장한다. 또한 스릴러의 백미인 '반전'이 거듭되면서 관객들의 시야를 끝까지 스크린에 고정시킨다. 영화 말미에 나타나는 반전의 강도는 상당히 크다.
복잡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 엄정화가 연기하는 하경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특히 딸의 죽음을 확인한 뒤 처절하게 울부짖을 때의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다. 기자간담회에서 김상경은 "엄정화는 영화계에서 평판이 좋다. 스태프들도 잘 챙기고 동료 배우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연기를 정말 잘하더라"라고 칭찬했다.
이어 그는 "엄정화가 연기상을 받지 못하면 경찰서에 신고하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올해로 만 44세인 엄정화는 20대 시절, 큰 인기를 누렸지만 '연기자'보다는 '스타'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연기력은 점점 물이 올랐고 마침내 '몽타주'에서 정점에 다다랐다.
최근 충무로는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여성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이 크게 빛을 보지 못하면서 여배우들의 입지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엄정화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발돋움했다.
탄탄한 스토리 구조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어우러진 '몽타주'는 오는 16일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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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엄정화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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