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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to Beijing - Korea Man Volleyball Team 1. (중)

기사입력 2007.09.19 02:10 / 기사수정 2007.09.19 02:1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자카르타의 교훈을 승화시켜야만 베이징으로 갈 수 있다

지난 9일 막을 내린 제14회 아시아 남자 배구 선수권(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출전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예선리그와 1~8위 순위 전에서 5승 2패를 기록해 당초의 목표였던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전의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러나 2008년 5월에 열릴 최종예선전에서 올림픽 티켓을 따내기 위해 개선해야 할 많은 약점도 드러났다.

또한, 배구의 국민적 인기와 성원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더욱 강력해진 모습을 보여준 일본의 성장세가 눈부셨다. 주전 멤버 중 일부가 유럽리그의 일정관계로 불참했음에도 기존 한-중-일의 아시아 3강 구도를 넘어 최강의 전력을 보여준 호주도 대표팀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존재다.

여기에 중동권의 국가들이 한층 높은 점프력과 유연한 신체구조의 장점을 살려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더욱 창의적인 배구를 구사한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이전에 비해 무섭게 성장했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 아시아권만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도 국제 배구게는 빠른 발전추세에 있다. 그러나 한국배구는 전술상으로 이전의 구습을 답습하고 있다. 창의적인 조직력보다 선수 개개인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보여줘 여러모로 아쉬운 점을 많이 남겼다.

과연 이번 아시아 선수권에서 나타난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이며 이에 대한 개선책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공격과 수비에서 힘이 되어줄 레프트 보공 수혈

월드리그 멤버들 중, 부상과 징계문제로 박철우(현대캐피탈)와 김요한(인하대)이 불참했다. 그들의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류중탁 감독은 송인석(현대캐피탈)과 문성민(경기대)으로 대안을 삼아 레프트 보조공격수 자리와 라이트 공백을 메웠다. 아시아 선수권에서 선보인 새로운 포메이션이 전체적으로 한국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알아보자.

이경수(LIG)와 함께 레프트 자리를 책임질 한 자리는 지난 월드리그 때부터 한국 대표팀의 구멍으로 여겨졌다. 이경수의 수비와 서브리시브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리 탁월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 또한, 이전부터 대표팀의 든든한 주포로 활약한 그가 수비에 상당부분을 책임지게 되면 그만큼 공격에 대한 부담도 더 든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공격과 수비에서 종횡무진 하다 보면 체력부담이 극심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래서 이경수의 극심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레프트 보조공격수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던 것이다. 공격능력은 둘째치고 전체적인 포메이션을 생각했을 때, 무엇보다 리시브와 수비에 있어서 뛰어난 선수가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지난 월드리그에서 핀란드에 내리 4연패 당할 때, 레프트로 나선 김요한과 문성민은 공격 부분에 있어서 그리 나쁜 모습을 보여주진 않았다. 그러나 이들의 리시브 능력이 떨어져 거의 대부분의 리시브는 이경수가 처리했고 상대편은 마치 의도한 듯, 이경수에게 집중적으로 서브를 때렸다.

결국, 공·수에 걸쳐 이경수에 대한 의존도가 당연히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이경수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거나 최상의 상태가 아니었을 때 한국의 전력은 거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말았던 것.

또한, 이경수에게 의존한 플레이가 되다 보니 주포인 이경수의 공격 루트가 많이 차단되거나 상대 블로커들에게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러한 결점은 끝내 상대팀들이 노리는 한국의 치명적인 약점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번 아시아 선수권에서도 호주와 대접전 끝에 2:3으로 역전패한 후, 반나절밖에 안되어 일본과의 경기를 치렀다. 이 경기에서 이경수가 초반 급격한 체력누적으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없게 되자, 다른 멤버들도 그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 채 결국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고 말았다.

안정적이고 흔들리지 않는 포메이션은 세터를 제외한 어느 한 선수가 빠진 것으로 급격하게 흔들리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대표팀은 팀의 주장이며 정신적 지주, 주포이며 리시브 전담인 이경수가 없으면 팀 전력의 상당부분이 떨어지는 포메이션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런 선수 구성은 상대편이 집요하게 파고들 상처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꼴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완은 절실히 필요한 것이고, 기존에 이경수의 부담을 덜어줄 대안적인 레프트 자리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한국팀의 문제로 보여 진다.

이번에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된 송인석. 그는 공격은 물론 리시브와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역시 새 얼굴로 가세한 박준범(한양대) 역시 믿음을 줄 수 있는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고로, 전체적인 포메이션에 한층 안정된 효과를 보려면 공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리시브와 수비에서 뛰어난 활약을 해줄 레프트 보조공격수의 수급이 무엇보다 필요하게 여겨진다.

내년 5월이면 복귀할 수 있는 선수들 중, 아직도 리시브와 수비에서 많은 문제를 보이지만 그나마 조금씩 발전해 가고 있는 김요한과 공격의 높이에 있어선 떨어지지만 국내 레프트 중 리시브와 수비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테크닉을 보여주는 강동진(대한항공)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각자 안고 있는 징계와 부상에서 탈출해 꼭 이 부분을 채워줘야 할 것이다.

주전 세터 권영민의 기복 없는 플레이

거의 다 잡은 경기였던 호주 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할 때 배구 팬들과 관계자들이 한 목소리로 외친 것은 주전 세터 권영민(현대캐피탈)의 기복 문제였다. 아직 완전한 대표팀 세터로 완성되지 못한 권영민의 경우는 현재 한국 대표팀에서 보이는 결점을 상당수 보여주는 한 사례이다.

우선적으로 그날에 자신이 가지는 컨디션의 좋고 그름의 차이와 공격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들쭉날쭉 하는 그의 토스웍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 이 부분은 권영민 개인의 문제로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처법을 제시해 주지 못하는 코칭스태프의 전술 미진에도 큰 몫이 있다.

이번 아시아 선수권의 모든 한국 경기를 유심히 살펴보면 가장 쉽게 포인트를 따낼 수 있는 길을 사양하고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다가 번번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빌미가 돼 스코어가 뒤처지는 장면이 자주 나타났다.

일례로 거의 6점을 앞서고 있다가 어이없이 패한 호주 전을 보면 괜한 중앙 속공을 엉성하게 시도하다가 번번이 막혔다. 바로 앞에 서 있는 레프트에게 빠르게 올려주면 쉬울 것을 상대방 블로커들이 다 알고 쫓아가는 라이트 문성민에게 무리한 후위공격을 시킨 것은 결코 작지 않은 실수였다.

권영민이라는 세터가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회초리까지 동원해 시도한 특별과외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볼의 배분 능력과 스파이커들의 공격 능력을 살리는 토스의 구질은 나름 뛰어나다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

그러나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안정적인 스코어를 낼 수 있는 길을 빠르게 찾아내 역습적인 토스를 올리는 센스는 아직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권영민은 이전의 신영철(전 LIG 감독)과 최태웅(삼성화재)처럼 완성형 세터가 아닌 미완의 세터다. 권영민에겐 무엇보다 현재의 코칭스태프들이 함께 생각하며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적절한 조언과 지도방식이 필요하다.

아무리 전력 분석관이 없다고 하지만 세터 자리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박빙의 경기 중 세터가 스스로 눈을 뜰 수 있게 하는 적절한 대처방법을 전해주는 것. 이것이 현재 코칭스태프들에게 필히 요구되는 사항이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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