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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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좌절-기대…확실히 길었던 베르나베우의 90분

기사입력 2013.05.01 06:10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안방 베르나베우의 90분은 확실히 길었다. 그러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기울어졌던 무게 추는 변하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1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2-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2-0으로 제압했지만 결승행에 실패했다.

지난주 도르트문트 1차전 원정에서 1-4로 크게 패하고 돌아온 레알 마드리드는 3-0이나 4골 차 이상의 기적 같은 승리를 노렸지만 한 골의 부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1차전에서 충격적인 대패를 당한 레알 마드리드지만 결승행에 대한 믿음은 상당했다. 현지 언론은 경기 전날 보도에 사심이 담긴 '3-0 승리'의 기사를 전할 만큼 자신감도 있었다.

그 너머에는 레알 마드리드라는 이름값, 그러한 명성을 쌓게 한 지난 날의 기적 같은 승리, 역사의 장소였던 베르나베우 홈경기라는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명가를 만들어낸 역사의 장소, 그 곳에서 본 실력을 보여주는 선수들 그 점이 바로 '혹시 레알 마드리드가?'를 생각하게 하는 이유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는 지난 1984-85시즌 UEFA컵 우승 직후 후아니토가 남겼던 "베르나베우의 90분은 적에게 있어 정말 길다"라는 말을 되새겼다. 아무리 크게 벌어진 점수 차라도 뒤집을 수 있다는 역사의 반복을 나타내려던 라모스의 각오가 담긴 말이었다. 

분명 후아니토와 라모스의 말대로 베르나베우의 90분은 정말 길었다. 원정팀인 도르트문트는 그렇게 잘 싸우고도 끝까지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었다. 도르트문트는 90분 중 80분을 완벽하게 상대를 틀어막았다. 베르나베우의 긴 90분을 활용하기 위해 전반 초반부터 페이스를 올린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차분하게 다 막아냈다.

전반 15분 동안 곤살로 이과인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메수트 외질 등 세 차례의 골키퍼와 일대일 위기를 모조리 넘긴 도르트문트였다. 위기를 넘기자 길다던 베르나베우의 90분은 도리어 초조함으로 변해 레알 마드리드의 목을 조이기 시작했지만 확실히 베르나베우의 90분은 길었다.

종료 10분을 남기고 터진 카림 벤제마의 첫 골과 바로 이어진 라모스의 추가골은 경기를 알 수 없는 안갯속으로 몰아넣었다.

0-0이 순식간에 2-0으로 바뀌면서 경기의 흐름도 달라졌고 남은 7분 동안 양팀이 느끼는 감정도 급변했다. 80분간 이어졌던 베르나베우의 공기는 10분을 남기고 급격히 틀어진 셈이다.


비록 마지막 결과는 도르트문트의 결승행으로 끝났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원정팀에 악몽을 안길 만큼 베르나베우의 90분을 길게 만드는 무서운 저력을 보여줬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레알 마드리드 홈페이지]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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