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문학, 강산 기자] "이것이 팀이다."
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은 항상 팀워크를 강조한다. 그런 이 감독이 팀 내 주축 투수들의 투혼에 감동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회복 중인 '필승 좌완' 박희수와 리그 최고 외국인투수로 평가받는 조조 레이예스가 그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레이예스가 "불펜피칭을 대신해 실전에 나서겠다"고 자원한 데 이어 박희수도 "빨리 복귀해서 던지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
이 감독은 27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박희수와 레이예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희수는 왼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1군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6일에야 두산과의 퓨처스 경기에서 첫 실전 등판을 가졌다. 이날 박희수는 아웃카운트 1개만 잡아내며 2피안타 1사구 3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도 136km에 머물렀다. 조기 복귀도 점쳐졌지만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1군에 올릴 수는 없는 일.
다음날인 27일, 박희수가 성준 SK 투수코치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는 "점수를 많이 줬지만 제구를 잡으려고 던졌다. 살살 해서 맞춰 잡으려고 했다"며 "나는 올라갈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이에 이 감독은 "(박)희수가 잘 던지고 아니고를 떠나 어려운 상황에 팀을 생각해주니 너무 고맙다"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이 감독은 박희수의 미래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박희수에게 "네 장래도 있고, SK의 미래도 있다. 네가 아프지 않아야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고. 2군에서 2차례 정도 더 등판한 뒤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감독은 "본인은 화요일에 던지고 수요일에 올라오기를 원한다. 화요일에 비가 오면 수요일 2군 경기에 나설 것이다. 일단 내일(28일) 던지고 괜찮으면 화요일에, 뭉치는 느낌이 들면 수요일(5월 1일)에 경기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면서도 "마음은 다 받았다. 안전하게 올라오는 게 좋지 않겠느냐.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미래를 봐야 한다. 희수의 정신력이 고맙다. 레이예스와 희수의 투혼을 보며 이게 팀이라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선발 요원인 레이예스는 28일 경기에 중간계투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 감독은 "외국인투수들은 개인주의 성향들이 강하다. 이렇게는 잘 하지 않는데 실전 투구로 불펜피칭을 대신하겠다고 한다"며 고마워했다. 최근 불펜 사정이 좋지 않은 팀을 위한 레이예스 본인의 선택이다. 상황이 되면 28일 경기에만 중간계투로 나선다는 것. SK가 28일 한화전 이후 4일 휴식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다.
이 감독의 마음을 읽은 것일까. SK는 26~27일 선발로 나선 윤희상(8이닝 1실점), 크리스 세든(7⅔이닝 1실점)이 긴 이닝을 소화하며 계투진의 부담을 줄여줬다. 박희수와 레이예스의 투혼이 이 감독에게 감동을 준 것은 물론 동료들에게도 새로운 힘을 불어넣은 듯하다. 최근 4연패 후 2연승의 상승세, 다 이유가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이만수 감독, 박희수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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