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2005 KOVO 남자선수 드래프트가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렸다.
비록 김혁규 총재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사무총장을 포함한 한국프로배구 임원단을 비롯, 각 팀 관계자들이 참석해 비교적 밝은 분위기 속에서 드래프트가 시작되었다. 대학 지원금과 관련된 대학팀 감독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수차례 연기되어야했던 이번 드래프트는 그런 좌절과 시련을 겪은 뒤에 치러진 것이라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지명권 양도받은 대한항공, 신영수 1순위 지명2005 KOVO 남자선수 드래프트는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소유한 대한항공의 지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머리싸움에 돌입했다.
사실 따지고보면 1라운드 1순위는 LG화재의 지명권이었다. 그러나 2003 드래프트에서 이경수가 당시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대한항공의 지명을 거부하고 LG화재에 입단하면서 LG화재가 올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양도, 대한항공의 것이 되었다.
대한항공은 최대어이자 제 2의 이경수로 불리는 신영수(한양대, 라이트)를 지명, 1등석으로 모셨고 2순위론 김형우(성균관대, 센터)를 선택했다. 3순위 현대캐피탈은 재학생 자격으로 참가한 주상용(한양대, 레프트)을, 4순위 삼성화재는 김정훈(경기대, 레프트)을 각각 지명하면서 1라운드를 마무리 지었다.
주상용은 현재 3학년으로 기존 참가 선수들보다 한 학년 어리나 대학 입학 과정에 문제가 생겨 1년 늦게 입학했기 때문에 나이로 따졌을땐 참가 학생들과 동급생이나 다름없다. 그런 상황을 알게 된 총장이 흔쾌히 승인하면서 이번 드래프트 참가가 가능했다.
1라운드 지명순서의 역순으로 치러진 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1라운드에선 마지막으로 지명했지만 역순이기에 가장 먼저 지명권을 행사한 삼성화재는 경희대의 레프트 전수민을 선택, 연속으로 레프트를 지명하면서 곧 다가올 세대교체에 대비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2라운드 2순위 현대캐피탈은 하경민(명지대, 센터)을, 3순위 대한항공은 구상윤(인하대, 레프트)을 지명했다. 구상윤이 다소 지명이 늦은 감이 있어 대한항공으로선 행운이라는 평가다.
1라운드 1순위를 대한항공에 양도한 바람에 2라운드 마지막이 되어서야 지명이 가능했던 LG화재는 주상용과 같은 재학생 참가자인 한양대의 곽동혁을 품에 안았다. 곽동혁은 이날 유일하게 지명된 리베로였다.
3라운드에선 LG화재가 하현용(경기대, 센터), 대한항공이 이용희(경기대, 세터), 현대캐피탈이 김영석(명지대, 세터), 삼성화재가 박순우(성균관대, 세터)를 지명했고 4라운드는 LG화재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거부권을 행사, 곽승철(성균관대, 라이트)이 LG화재에 입성한 막차의 주인공이자 유일한 4라운드 지명자로 이름을 올렸다.
[희비쌍곡선] 대한항공 지극정성 - LG화재는 선수난에 4라운드까지 마치 이번 드래프트를 기다렸다는 듯이 대한항공은 1순위에 신영수를 당당히 지명하면서 '신영수'란 이름이 새긴 유니폼을 입혀 이번 드래프트에 적잖은 신경을 썼음을 보여줬다.
보통 유니폼을 입히고 사진을 찍는 것은 관례이나 이름까지 새기고 주는 경우는 결코 흔하지 않다. 그만큼 신영수에 거는 기대가 대단하다는 증거다.
이외에 대한항공은 3명의 선수를 추가로 지명, 성공적인 드래프트를 마쳤다. 신영수가 국가대표 시절에 보여줬던 잠재된 기량을 프로에서 뽐내도록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
반면 LG화재는 1라운드 1순위 지명권도 뺏기고(?) 최근 30대 노장 선수들이 은퇴 의사를 밝히면서 갑작스럽게 닥친 선수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4라운드까지 가며 3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그나마 드래프트라도 열려서 선수난을 메웠다며 불행 중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한국배구를 이끌어가길 바라며~!
취재 / 윤욱재
사진 / 윤욱재
윤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