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2.13 18:28 / 기사수정 2007.12.13 18:28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박지성, 사아와 다른 행보 걷길 바라며...'
'신형엔진' 박지성(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과 절친한 동료 선수 중에 한 명인 루이 사아(29). 두 선수의 공통점은 같은 팀에서 호흡을 맞춘다는 것과 지독한 부상 악연에 고생했던 것이다. 전자가 긴 부상에서 회복되어 복귀를 노리고 있다면 후자는 기나긴 부상 속에 예전의 화려했던 실력을 좀처럼 뽐내지 못하고 있다.
박지성에게 있어 사아의 부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풀럼의 에이스였던 사아는 2004년 1월 1230만 파운드의 거금으로 맨유에 입단하여 후반기 14경기에서 7골을 넣었고 그 영향으로 EURO 2004 명단에 오르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상. 2004년 9월과 11월, 2005년 2월 연달아 무릎 부상을 입으며 당시 팀에 입단했던 웨인 루니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는 2005/06시즌 30경기에서 14골을 넣었고 2006/07시즌 리그 15라운드까지 8골을 넣어 득점 3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지난 1월부터 거듭된 허벅지와 무릎 부상으로 '유리몸'이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박지성이 장기간 무릎 부상을 회복했다면 사아는 그럴 시간과 여유 조차 없었다. 그는 지난 5월 2일 AC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무릎 부상을 안고 경기 출전을 강행하며 무릎에 무리를 주게 됐다. 당시 공격수가 부족했던 맨유가 AC밀란에게 뒤지자 후반 28분에 투입되어 공격에 나섰지만 오히려 심한 통증을 안고 부상과 싸워야만 했다.
지난 9월 2일 선더랜드전에서 복귀하여 결승골을 터뜨렸던 사아는 한달 뒤 또 무릎을 다쳐 한달간 벤치에 앉아야만 했다. 계속된 줄부상으로 신음하던 사아는 예전의 화려했던 위용을 발휘하지 못하고 '방출설'에 시달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는 카를로스 테베즈가 결장했던 13일 AS로마전에서도 여러차례 결정적인 골 기회를 놓치며 맨유에서의 입지에 어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게 됐다.
박지성도 사아 못지 않게 잦은 부상으로 고생했다. 2003년 3월 오른쪽 무릎 반월상연골판에 박힌 뼈조각을 제거하며 일부 연골판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았고 이듬해 3월에는 올림픽대표팀 차출에 따른 피로 누적 무릎 통증에 시달렸다. 2005년 여름 맨유 입단 이후에는 부상이 더 잦아졌다. 지난해 1월과 5월, 9월에 무릎과 발목 부상을 입었고 올해 3월 말에는 4년전의 부상이 재발하는 시련을 맞이했다.
축구 선수에게 있어 무릎 부상은 치명적이다. 굳이 사아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축구황제' 호나우도(AC밀란) '원더보이' 마이클 오웬(뉴캐슬) 같은 축구스타들은 잦은 무릎 부상으로 여전히 전성기 시절의 역량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네덜란드 축구의 별' 마르코 판 바스텐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은 1986년 치명적인 무릎 부상을 극복하지 못한 끝에 일찍 선수 생활을 마감했을 정도. 무릎 상태가 좋지 않으면 스피드가 현저하게 떨어져 박지성에게 큰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그러나 '황새' 황선홍 부산 감독은 선수 생활 내내 무릎 부상을 달고 다닌 어려움 속에서 노력 끝에 성공해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박지성과 부상 부위는 다르지만 '스웨덴 축구 영웅' 헨리크 라르손(헬싱보리)은 정강이가 크게 파열됐음에도 1년만에 재활에 성공하여 36세인 지금까지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두 사람은 부상 후유증을 털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정신력으로 극복하며 부상 악몽에서 탈출했다.
박지성은 넓은 활동 반경을 바탕으로 저돌적인 돌파를 하는 성향의 윙어. 그러나 맨유 입단 이후 상대팀 수비수들의 거친 견제를 받아 부상 빈도는 더욱 늘었고 지금까지 9개월 동안 부상과 싸워야만 했다.
"그가 돌아오면 맨유는 더 강해질 것"이라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칭찬을 받았던 박지성이 오는 23일 애버튼전을 시작으로 유럽 무대에서 거친 생존 경쟁을 하게 됐다. 성실함과 꾸준함, 강인한 정신력을 모두 상징하는 박지성이었기에 팀 동료 사아와 다른 행보를 걸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가 부상 악몽에서 깨끗이 탈출하여 큰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박지성 (C) 스카이 스포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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