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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배우 조인성 '여유와 고민사이'(인터뷰②)

기사입력 2013.04.15 17:39 / 기사수정 2013.04.16 13:51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클래스는 영원하다'

"젋은 배우들과 경쟁 보다 나를 채워야…"

오랜만에 모습을 비춘 스타들에게 꼭 따라다니는 부담이 있다. '외모가 예전 같지 않다', '한물 갔다' 등의 이야기들이다. 5년 만에 공백기를 깨고 나온 조인성에게도 이와 같은 부담과 대중의 평가가 찾아왔다. 그럴만도 할 것이 28살 '쌍화점'을 마지막으로 30대 배우가 되어 돌아왔으니 외모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송)혜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클로즈업이) 부담스럽진 않았어요. 남자 배우가 관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내 상태가 드러나는 건 괜찮았죠. 외모에 대한 자신이기 보다는, 그게 배우의 상태고,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이었으니까요. 또 그걸 두려워하게 되면 이상하게 되거든요. 신경 쓰게 되게 되고. 혹평이든 호평이든 일단 부딪혀야 된다고 생각해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어요. 특별히 관리를 했다기 보다는, 나중에 그냥 팩 하나 더 얹는 거 밖에 없지 않나요? 그런 식으로 밖에 할 수가 없었죠"

그 역시 복귀 당시 '한물갔다'는 쓴 소리를 주변을 통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보이는 외면적인 것에 신경 쓰기보다는, 그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데 힘을 쏟았다. 연기자로 13년을 살아온 그가 얻은 작은 여유 덕분이었다.

"'한물갔다'는 소리요? 들었죠(웃음) 주변에서 얘기해줬어요. 그런데 남자들은 알거에요. (자세를 고쳐 앉고) 어드벤테이지를 줘야 해요. 군대 2년 다녀오면(웃음) 작업하고 나왔는데 얼굴 반반하게 나오는 것도 이상한 거죠. 내가 고생했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보직이 군악대였지만 작업은 똑같이 했거든요. 제초 돌리고, 화장실 청소 다 하고 빨래 다 하고, 당직도 다하고. 그러고 나왔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반반하면 이상한 거 아니에요? 짬티 나는 걸 어떻게 지우냐고요(웃음). 훈련받고 자대배치 받는데 '제가 조인성입니다'했더니 '얼굴이 썩었다고'하더라고요. 그렇게 되는 게 군대에요"

"긍정적으로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내 비교대상의 작품이 너무 오래됐구나'라는. 과거 작품과 현재를 비교하니 얼굴이 다를 수밖에 없죠. 그래서 판단을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과거 꽃미남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살을 싹 다 뺐다면. 또 시술이 나쁘진 않지만 시술을 하거나, 젊은 배우들과 경쟁하려고 했다면 아마 과부하 되서 이상한 쪽으로 갔을 것 같아요. 젊은 친구들과 승부할 수 없는 내 상태를 더 공부를 하고 채우는 게 맞는 거지, 압박감을 느끼고 외모에 집중하면 거기서 나는 패배자가 되는 거죠. 어떻게 이기겠어요. 외모로 승부하고 싶어도 젊음은 다른 거잖아요"

"시청자 위한 의무 다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종영 며칠 전 일찌감치 촬영을 마무리 지었다. 비슷한 무렵 방송된 타 드라마가 마지막 회 방영일 저녁까지 촬영이 이어졌던 것과는 사뭇다른 환경이었다. 이를 가능 하게 한 건 반 사전 제작 시스템 덕이다. 1회가 방송될 무렵,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8-9회 촬영 중 이었다고.

"반 사전 제작 드라마는 영화와 드라마의 중간 형태인 것 같아요. 놓치는 것들을 커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거죠. 1부 나갈 때 8-9부를 찍고 있었는데, 편집을 하다가 1부에서 마음이 안 드는 부분이 생겨도, 극단적인 클로즈업을 쓰다 보니 아무데서나 다시 찍어도 됐어요. 배우가 조금 더 빨리 화면에 나타나면서도, 좋은 퀼리티를 보여주는 최대 장점이 있었죠"


"하지만 이 시스템이 가능하려면 작가선생님이 글을 다 써야 해요. 배우 혼자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들이지만…선례들이 많이 남겨졌으면 좋겠어요. 힘 있는 작가와 배우 몇몇만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우리 콘텐츠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시점에 창피하지 않으려면 계속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잖아요. 의무화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사실 (드라마를 제작하는)인재들의 우수성 때문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거죠. 빨리 정착을 해서 좋은 퀼리티 있는 작품들을 내 보내줘야 시청자들의 사랑이 당연해질 것 같아요. 의무는 다 하지 않고 권리만 내세우면 안 되는 거잖아요(웃음)"



'30대 배우의 고민…'

시트콤 '논스톱'으로 청춘스타 반열에 오른 조인성은 '발리에서 생긴 일', '비열한 거리', '쌍화점' 등 몇몇 작품들을 제외하곤 무거운 인물의 옷을 입어왔다. 과거 작품들을 보면 민망하다는 그는 작품을 선택하면서, 자신의 편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을 택하고 싶었다고.

"의도와는 빗나가긴 했는데, 사실 너무 심각한 역할은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너무 음지에 있는 작품만 했던 것 같다는 생각에…. 음지로 들어가려는 작품이 많았어요. 아니면 극단적으로 해맑았던 작품이나, 개인기를 써야 했던 작품들이 많았죠. 재밌게 하려다 보면 배우의 개인기가 필요해요. 그런데 그게 시청자들과 안 맞으면 굉장히 위험하게 되는 거잖아요. 내가 밝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해도. 과거 '별을 쏘다'에서는 전도연 선배가 있었기에 어떻게 연기하던 22살의 젊은 배우였기에 귀여워 보였다면, 이제는 '뿌잉뿌잉'을 해도 안 되는 거죠(웃음) 페이스 조절을 잘 해줘야 하는데 그럴만한 자신이 없었어요. 내공이 부족한 거죠. 또 개인적으로는 나만의 유머코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코드를 캐릭터에 결합시킬 때 입체적이 되는 부분을 노려야 하는 거지, 내가 지금부터 웃기고 재밌는 거 보여드리겠다고 하면 위험해 질 거 같았죠"

5년 만에 컴백은 성공적이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막 끝낸 조인성은 5개월 동안 친구를 만나 소주 한 잔 기울일 여유 없이 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연기에 열정을 쏟고 싶어 했다. 조인성의 배우 인생은 이제 막 2막으로 접어든 느낌이다.

"절제하는 걸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잘난 척 하는 것 같은데, 선생님이랑 통화한 것만 말씀드릴게요(웃음) 그래요 저희 끼리 자뻑했어요!(웃음) 노선생님이 제 연기가 재밌다고 하시더라고요. 힘 빼고, 절제하는 연기도 많이 배웠어요. 또 눈빛을 많이 좋아해 주셨죠. 눈빛이 달라진 게 성장해서 그렇다기 보다는 나이에서 오는 배우의 어드벤테이지 않을까요? 20대에서 30대. 보이는 주름살이 몇 개 늘기보다 얼굴빛 달라졌죠"

"차기작이요? 내가 작품을 잊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보는 사람들도 잊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멜로 보다는…마초를 벗어나고 싶기도 하고 좀 복잡해요. 남자 배우가 마초에서 벗어나면, 뭐가 없나 싶기도 하고요. 또 마초를 보이면 또 끝까지 가는 걸해보고 싶어요. 차기작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내가 배우라는 걸 늘 잊지 않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조인성은 더 근사해진 모습이었다.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그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니, 그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게 됐다. 더 이상 청춘스타가 아닌 배우이길 원하는 조인성은 여유와 고민 그리고 열정에 가득 차 있었다. 이제야 30대 배우의 길을 시작한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사람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내가 발칙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내 자신이 자신감이 없을 때가 가장 민망하고 뻘쭘하고, 못 견디는 순간이 되거든요. 이 순간 만나서 '괜찮은 사람처럼 보여야지'라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내 진심을 보여주고 알아주면 좋고 또 안 알아주면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편해지는 것 같아요"

"군대 다녀온 후 (세상이) 많이 변했어요. 이제는 촬영 현장을 스마트 폰으로 찍으셔서 컨트롤이 안 되죠. 그래서 신경 쓰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할 걸 못하면서 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데 한해선요(웃음) 연애는 뭐 드라마 끝났으니까 해야죠.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거요? 친구들이랑 소주를 먹고 싶어요. 너무 못 먹었어(웃음)"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조인성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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