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1.30 00:23 / 기사수정 2007.11.30 00:23
[엑스포츠뉴스=박형진 기자] '감독 선임, 대선보다 치열하네~'
잉글랜드의 관심은 온통 차기 감독에게 쏠려 있다. 무기력한 경기로 유로 2008 본선에 실패한 책임을 지며 맥클라렌 감독이 경질되자, 그 빈자리를 누가 메우느냐를 두고 언론이 집요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국영방송 BBC의 홈페이지에는 잉글랜드 감독 선임에 대한 루머를 모은 별도의 페이지가 생길 정도다.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우선 협상 대상으로 접근한 마틴 오닐이 감독직을 극구 사양하면서, 축구협회는 현재 외국인 감독을 중심으로 후보를 물색 중이다. 현재 유력한 잉글랜드 감독 후보로 떠오르는 감독으로는 호세 무링요, 제라르 울리에, 히딩크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후보를 두고 축구계 인사와 팬들이 나서 '지지 선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잉글랜드 감독 선임 과정은 가히 대통령 선거를 연상시킨다.
당초 잉글랜드 감독직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무링요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축구협회가 나를 원하면 내게 제안서를 들고 와야 할 것"이라고 밝혀 팬들을 흥분시켰다.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당장 홈페이지를 만들고 무리뉴 감독 취임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Mourinho for England'라는 이름의 이 사이트는 이틀 만에 1만여 명의 서명을 모으는 엄청난 기세를 과시하고 있다.
무링요를 지지하는 건 팬들만이 아니다. 웨스트 햄의 골키퍼이자 잉글랜드 대표팀의 'No. 2'인 로버트 그린은 시티즌과의 인터뷰에서 호세 무링요가 적임자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무링요와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던 퍼거슨 감독조차 데일리 익스프레스를 통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데 무리뉴보다 더 뛰어난 인물은 없다"고 밝혀 무리뉴에 대한 지지의사를 분명히했다.
한국 대표팀 감독후보로 거론되는 제라르 울리에의 경우, 전 아스날 부의장인 데이빗 데인의 지지를 받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인의 지지는 울리에 대세론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 데인은 에릭손을 잉글랜드 감독으로 선임할 때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다.
울리에는 현재 한국, 잉글랜드를 비롯하여 호주, 아일랜드 대표팀의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월드컵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으로는 잉글랜드 대표팀이 유일하다. 만약 데인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울리에는 감독직이 아니더라도 기술이사 등의 형식으로 잉글랜드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러시아 대표팀을 맡으며 팀을 기적적으로 유로 2008 본선에 올려놓은 히딩크는 러시아 축구협회와의 재계약이 난관에 봉착하며 잉글랜드 감독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 축구협회가 복잡한 정치적 문제에 봉착하며 히딩크에게 약속한 재계약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히딩크가 다른 팀을 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 히딩크의 에이전트는 "히딩크가 잉글랜드의 후보 리스트에 올랐다고 들었다"며 그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팬들의 지지선언, 유력 인사들의 개입, 타국 축구협회의 정치적 갈등 등 여러 상황이 복잡하게 얽히며 잉글랜드 감독 선임은 그야말로 '선거판'을 방불케 한다. 한국 대표팀으로서도 잉글랜드의 감독 선임이 대표팀 감독 선임에 큰 영향을 주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유로 2008 본선행 실패의 '충격'과 '혼란'을 이겨내고 어떤 감독이 새롭게 잉글랜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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