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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의 핫스팟] '긍정 마인드' NC 이재학, 영웅으로 등극하던 날

기사입력 2013.04.12 02:10 / 기사수정 2013.04.12 20:24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아홉번째 심장'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승을 이끌어낸 주인공은 4년차 투수 이재학이었다. 구단 역사상 첫 번째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린 것은 물론이다. 승리했을 때 영웅이 나타난다. 이재학은 이날의 영웅이 되기에 충분했다. 

NC가 LG를 4-1로 꺾고 743일 만에 창단 첫 승을 따낸 11일 잠실구장. 이재학이 영웅으로 등극했다. 2010년 이후 3년 만에 1군 마운드를 밟은 그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줄 거라곤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해냈다. 안타 7개와 볼넷 1개만을 내줬지만 실점은 없었다. 대부분의 피안타는 산발에 그쳤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는 과감한 몸쪽 승부로 정면 돌파를 택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무려 1031일 만의 승리였다.

대구고를 졸업한 이재학은 201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두산의 부름을 받았다. 그는 입단 첫해인 2010년 16경기에서 1승 1패 방어율 5.01을 기록했다. 당시 1승도 2010년 6월 15일 LG를 상대로 따낸 구원승이었다. 

이후에는 단 한 차례도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2011년에는 2군에만 머물렀다. 그리고 그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 유니폼을 입었다. 새로운 기회, 그는 절치부심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21경기에 선발 등판해 15승 2패 평균자책점 1.55로 맹활약했다. 그는 남부리그 다승-평균자책점-최다이닝 부문을 휩쓸며 퓨처스리그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1군에서 검증받을 날만 기다리던 이재학이다.

그는 지난 6일 대구 삼성전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 고향인 대구에서 연패 사슬을 끊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재학의 올 시즌 첫 등판도 미뤄졌다. 이재학은 "그날 취소된 게 너무 아쉬워서 더욱 독기를 품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전에 분위기도 좋았다. 지난 이틀 동안은 흐렸는데 오늘은 해가 뜨더라"며 활짝 웃었다.

"마운드에 오르니 긴장감도 사라졌다"는 이재학이다. 그는 "편안하게 할 것만 하자고 생각했다. 긍정적으로 임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항상 긍정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이재학의 '긍정 마인드'는 그에게 1군 첫 선발승이라는 선물을 안겨줬다. NC의 프로 데뷔 첫 승까지 더해 기쁨은 두 배였다. 그는 "1군 첫 선발승인데 기분이 상당히 좋다"며 기뻐했다.



적극적인 몸쪽 승부도 주목받았다. 특히 2-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5회말 1사 2, 3루 위기에서도 몸쪽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몸쪽 제구로 대타 서동욱을 2루수 뜬공 처리하며 한 고비를 넘겼고, 오지환마저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그는 "시범경기에서는 바깥쪽을 많이 던졌다"며 "오늘은 LG 타자들이 바깥쪽을 노릴 것으로 예상하고 몸쪽 승부를 펼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경기 후 잠실구장 3루측 관중석에 자리잡은 NC 팬들은 이재학의 대구고 시절 유니폼까지 들고 그를 연호했다. 이태일 NC다이노스 대표는 추위 속에서 방송 인터뷰를 마친 이재학에게 "장갑 벗어라. 손 한 번만 만져보자"며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재학이 정말 잘 던졌다. 1승이 포스트시즌 올라가는 것 같다. 가슴이 뭉클하다"며 감격해했다. 경기 전 "이재학이 오래간만에 등판인데 너무 큰 부담을 줬다"며 미안해했던 김 감독이다. 하지만 이재학의 호투로 활짝 웃을 수 있었다. 그의 첫 선발승은 NC의 역사적인 프로 첫 승이었다. NC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 이재학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나이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이재학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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