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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의 '원톱 귀환', 박주영을 춤추게 하다

기사입력 2013.04.01 01:25 / 기사수정 2013.04.05 20:07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박주영이 원톱 포지션과 재회했다. 약 2년 만의 만남이다. 오랜 기간 멀리했던 포지션은 마치 맞춤 양복과도 같았다. 원톱에 당당히 선 박주영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그라운드를 누볐다.

박주영은 지난 31일(한국시간) 스페인 비고에 위치한 발라이도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2/201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9라운드'에 선발 출격했다. 리그 선두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61분간 활약했다. 괄목할만한 성과도 있었다. 팀 선취골의 시발점 역할을 해내며 팀의 2-2 무승부에 이바지했다. 이날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박주영의 원톱 귀환이었다.

원톱과 멀어졌던 박주영, 2년 만에 재회

박주영이 원톱으로 본격 기용된 것은 오랜만이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활약했던 AS모나코에서 원톱 공격수로 맹활약했던 이후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원톱과 서서히 멀어졌다. 아스날 리저브 경기와 셀타비고로 임대된 이후 레알 마드리드와의 국왕컵 2차전 등에서 간혹 원톱으로 나선 적이 있었지만 팀 전술과 전략상 원톱이라 보기엔 미약한 부분이 많았다.

박주영은 한때 원톱형 공격수로 주목받았다. 프랑스 리그앙에서 골잡이로 면모를 보이거나 대표팀 주축 공격수로 활약할 때도 늘 그의 자리는 원톱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원톱이란 자리는 서서히 박주영에겐 생소해졌다. 경쟁자들의 등장에 따라 원톱 박주영의 가치는 급락했다. 아스날 시절엔 로빈 반 페르시, 셀타비고에선 이아고 아스파스의 득점행진 속에 생존을 위해선 이들과 타협해야만 했다.

자연스레 감독들의 전술에서도 박주영의 원톱활용은 종적을 감췄다. 아르센 벵거 감독과 파코 에레라 감독은 박주영을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투톱 중 한 자리를 주로 맡겼다. 이에 따라 동료 공격수와의 조화라는 숙제가 던져졌다. 동료 공격수의 동선을 신경써야 했고 움직임에서도 다소 제한이 뒤따랐다. 자신의 플레이를 내세우기보단 주득점원인 반 페르시 혹은 아스파스의 동선에 맞게 움직여야 하는 제약이 있었다. 원톱에 대한 익숙함이 사라지다보니 런던올림픽에서도 원톱으로서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구현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여러 난제 속에 박주영은 점점 출전기회를 잃어 갔다. 한때 위기설도 잇따랐다. 시련이 찾아오려던 찰나,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아스파스가 지난 데포르티보전 퇴장징계로 무려 4경기를 나설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새로 부임한 아벨 레시노 감독의 눈길은 박주영으로 향했다. 박주영은 데포르티보전에서 교체 출전해 골맛을 보더니 이번 바르셀로나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원톱으로의 귀환, 박주영을 춤추게 하다

이날 활약 모두 원톱으로서의 가치를 보인 장면들이란 점에서 고무적이다. 데포르티보전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레시노 감독은 바르샤전에 박주영을 원톱으로 출격시켰다. 바르셀로나의 막강 중원에 대한 대비로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는 동시에 원톱 활용가능한 박주영의 특성을 잘 고려한 전략이었다.


오랜만인 선발 출전인데다 감독으로부터 원톱 역할을 부여받은 박주영은 특유의 움직임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공간에서 자유로움이 생기니 박주영의 움직임에도 생기가 돌았다. 특히 상하좌우를 가리지 않는 움직임과 적재적소의 위치선정, 침투가 살아 있었다. 전반 23분 아우구스토의 패스를 따라 쇄도하면서 적극적인 몸싸움을 보이는 등 피지컬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몸소 입증했다.

활달한 움직임과 동료들간의 연계플레이는 선제골 장면에서 박주영을 돋보이게 했다. 잦은 움직임으로 공간을 창출하던 박주영은 전반 38분 완전히 빈 공간에 위치한 파비안 오레야나에게 패스했고 이는 선취골의 시발점이 됐다. 후반 12분엔 아우구스토가 어렵사리 연결한 땅볼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득점으로 이어지진 못했지만 위치선정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지난 두경기 활약으로 박주영은 전환점을 마련했다. 자신이 가장 빛날 수 있는 포지션이 원톱이란 점도 분명하게 보였다. 팀으로서나 개인으로서나 강등 위기극복과 상승세가 필요한 지금, 과연 원톱 귀환이 박주영에게 부활의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셀타비고 포메이션, 박주영 (C) 스포르트 채널1 중계화면, KBSN스포츠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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