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3)의 화려한 대관식으로 막을 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리지준(17, 중국)과 그레이시 골드(18, 미국)가 새로운 '피겨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이들은 모두 김연아를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리지준은 자신의 개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김연아가 자신의 우상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특히 지난해 6월17일 중국 상하이 동방센터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아이스쇼 '아티스트리 온 아이스'에서 이 쇼에 참여한 김연아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골드는 미국의 일간지인 시카고 트리뷴을 통해 "김연아는 나의 우상이다. 이번 대회에서 그녀와 함께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 이런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며 김연아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리지준은 지난해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위에 올랐고 유스 동계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리지준은 주니어 시절 러시아의 피겨 기대주인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7)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83.85점을 획득하며 7위에 올랐다. 반면 소트니코바(175.98)와 툭타미셰바(174.24)는 각각 9위와 10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를 통해 러시아 기대주들을 넘어선 리지준은 프리스케이팅을 깨끗하게 연기한 뒤 9천여 명의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미국 피겨의 기대주인 그레이시 골드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184.25점으로 5위에 올랐다. 비록 메달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개인 최고 점수를 수립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골드는 김연아의 '장기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를 구사한다. 아직 김연아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인정을 받으며 0.50점의 가산점(GOE)도 챙겼다.
리지준도 한 때 김연아가 구사했던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고 있다. 160cm의 가냘픈 체구지만 날렵한 점프와 유연한 스핀이 장점이다. 지난 시즌까지 주니어 무대에서 활약한 이들은 올 시즌부터 시니어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모두 메달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10위권 안에 들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두 선수는 양국의 기대를 받고 있는 유망주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중국 피겨는 정통적으로 페어에 강세를 보였지만 여자 싱글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등장한 리지준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골드는 올해 열린 전미선수권대회에서 미국 여자 싱글의 간판인 애쉴리 와그너(22,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아직 프로그램 전체를 소화하는 밸런스와 컴포넌트 점수에서는 와그너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와그너가 구사하지 못하는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이번 대회 9위에 오른 소트니코바는 러시아 언론을 통해 아사다 마오(23, 일본)가 자신의 우상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이들은 차기 시즌 국내 대회를 통해 소치동계올림픽 출전에 도전한다.
[사진 = 리지준 ⓒ 리지준 웨이보 제공, 그레이시 골드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