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저 자신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아요."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으로 출국하기 전 김연아(23)가 남긴 말이다. 그는 극도로 신중하게 이번 대회의 전망을 털어놓았다. 대부분 겸손한 의견을 내놓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가장 궁금했던 점은 김연아의 컨디션과 훈련 과정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김연아는 "앞선 두 번의 대회에서 실수가 나왔기 때문에 이 부분을 다듬으려고 노력했다. 또한 스핀은 조금이라도 방심을 하면 레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썼다. 연습도 그렇지만 실전 때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스핀의 규정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에 김연아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했다. 그리고 종합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나왔던 점프 실수도 좋은 약이 됐다. 캐나다 런던에 도착한 김연아는 두 차례에 걸쳐 공식 연습을 소화했다. 첫 날에는 롱프로그램인 '레미제라블'을 연습했고 13일(이하 한국 시간)에는 쇼트프로그램인 '뱀파이어의 키스’를 연기했다.
두 번에 걸친 연습은 모두 완벽했다. 김연아는 ‘뱀파이어의 키스’를 연습할 때 세 가지 점프 요소를 모두 성공시켰고 나머지 기술요소도 무난하게 소화했다. 가장 우려했던 스핀은 안정감이 넘쳤고 무엇보다 점프가 인상적이었다.
김연아의 점프 비거리는 남자 선수들의 점프에 버금간다. 또한 점프의 높이도 다른 여자 싱글 선수들을 압도한다. 지난해 12월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NRW트로피대회에서 김연아의 점프는 전성기 못지않았다. 하지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공식 연습에서 선보인 점프는 더욱 위력적이었다.
영상을 통해 나타난 김연아의 점프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다. 안무를 수행한 뒤 모든 점프를 가볍게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매특허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의 비거리는 더욱 살아있었고 트리플 플립도 부드러웠다.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김연아의 점프가 더 좋아진 이유에 대해 올댓스포츠는 "이번 대회를 위해 특별하게 준비된 특훈은 없었다. 평소대로 오전 타임과 오후 타임 훈련을 모두 꽉 채워 연습했다. 체력 훈련을 꾸준히 했는데 시즌 말미에 이르러 이 부분이 더욱 좋아진 것 같다. 컨디션 또한 좋아 보인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여름 현역 복귀를 선언한 김연아는 '체력 문제'를 가장 보완해야할 요소로 꼽았다. 12월에 열리는 NRW트로피를 앞두고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소화한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을 연기할 수 있는 체력을 완성했다.
부상 없이 꾸준하게 훈련을 하면서 체력은 더욱 상승했다. 올 시즌 최종목표인 세계선수권대회에 맞춰서 체력운동을 해온 점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4분 동안 숨 돌릴 틈 없이 각종 기술을 소화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프리스케이팅을 온전하게 연기하려면 가장 필요한 요소가 '체력'이다. 지난해부터 세계선수권대회를 대비해 꾸준하게 쌓아올린 체력 훈련은 김연아의 점프에 날개를 달았다.
휴식 기간에도 김연아는 꾸준하게 훈련을 소화했다. 이러한 꾸준한 노력은 '점프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지난해 여름부터 실전대회를 대비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 김연아는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피겨 선수의 컨디션은 점프의 높이와 활주 속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식 연습을 통해 나타난 김연아의 컨디션은 매우 좋아 보인다. 남은 것은 실전 경기에서 그동안 준비해온 것들을 후회 없이 구사하는 것뿐이다.
김연아는 15일 오전에 진행되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할 예정이다.
[사진 =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