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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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행 통보받은 양성우,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

기사입력 2013.03.07 02:18 / 기사수정 2013.03.07 15:05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더 열심히 배워서 개막 엔트리에 꼭 들어가겠다."

한화 이글스의 2년차 외야수 양성우는 47일 간의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무사히 마치고도 웃지 못했다. 시범경기 엔트리에 들지 못한 채 서산행을 통보받았다. 낙담할 만도 하다. 하지만 양성우는 씩씩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재도약을 꿈꿨다.

지난 1월 20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전지훈련을 마친 양성우는 6일 오후 3시 선수단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하지만 구단 버스에 오르지 못하고 잔류군 선수들이 훈련 중인 서산으로 떠날 채비를 해야 했다. 전지훈련을 마친 선수단 전원이 시범경기 엔트리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연습경기 기록과 선수들 개개인의 플레이를 토대로 시범경기에 나설 명단을 추렸다. 고심을 거듭한 결정이다. 실제로 김 감독은 선수들보다 이틀 늦은 8일 귀국해 시범경기가 열리는 광주로 합류한다. 김 감독의 올 시즌 구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양성우는 전지훈련이 진행된 지난 47일 동안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단내나는 훈련을 소화했다. 비활동 기간인 12월에도 끈임없는 개인 훈련으로 체중을 10kg 가까이 줄였다. 당시 양성우는 "내 몸에 딱 적절한 몸무게다"며 만족해했다. 당당히 오키나와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강도 높은 훈련을 빠짐없이 소화해냈다.

그런데 몸쪽 공 트라우마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양성우는 지난 1월 29일 고친다구장서 열린 전지훈련 도중 라이브 피칭을 하던 신인 투수 김강래의 공에 헬멧을 정통으로 맞았다. 양성우는 "머리에 공을 맞은 게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나머지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하지만 후유증은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쪽 공에 움찔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자 연습경기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언제나 웃음기 넘치는 얼굴로 훈련에 임하는 그였지만 타석에 서면 소극적으로 변했다.

그는 서산행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이정훈 감독님과 장종훈 코치님께 많이 배우겠다"는 양성우는 "정말 독기 품고 열심히 해서 반드시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강한 승부근성이 엿보인 대목이다. 

양성우는 입단 첫해인 지난해 45경기에서 타율 1할 9푼 5리 3타점의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도루 6개를 성공하며 빠른 발을 증명해 보였고, 출루율도 3할 2푼으로 1할대 후반의 타율에 비해 좋은 편이었다. 근성 넘치는 플레이도 그가 1군에서 기회를 부여받은 이유였다. 이제는 성적으로 보여줄 때다. 

양성우의 올 시즌 목표는 명확하다. "기회가 왔을 때 잡겠다"는 것이다. "크게 욕심내기보다는 기회가 한번 왔을 때 확실히 잡는 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공에 대한 트라우마만 떨쳐내면 된다"는 양성우, 그에게 최소 한 차례 이상의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그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관건이다. 서산행은 양성우의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볼 수 있다.


2번째 시즌을 앞두고 한 차례 시련을 겪은 양성우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의 승부근성이라면 못할 것도 없다. 인터뷰를 마친 뒤 "1군에서 뵙겠습니다"라는 그의 한 마디에는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양성우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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