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낸시랭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뭐 하는 사람이지?"
낸시 랭이 방송에 나올 때면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팝 아티스트'라는 직업으로 소개되곤 하지만 이 '팝 아트'라는 것이 정확히 어떤 장르인지 대중들이 잘 알고 있는 것도 아니다. '팝(대중)'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낸시 랭의 홈페이지를 찾아봤다. 홈페이지 한쪽에 '어바웃 낸시랭('About Nancy Lang')'이라는 제목의 자기소개가 있다. "걸어다니는 팝 아트", "가장(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팝 아티스트" 등 '미술가'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그녀는 실제로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다.
그런 낸시 랭은 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작가가 됐을까. 그녀의 성향이 본디 '좌충우돌'이기 때문일까.
낸시 랭은 27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2010년 6월 영국 런던에서 보여준 퍼포먼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당시 거지 여왕 복장으로 런던 시내를 누볐다. 그녀는 이 퍼포먼스에 '개인이 국가다'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자신과 언제나 동행하는(?) 고양이 인형을 대기업 총수의 어깨 위에 올려놓은 작품을 공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애초에 그녀에게 '성역'은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지난해 4월 있었던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앞서 비키니를 착용한 채 서울시내를 활보하는 투표 독려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문화 예술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도 문지방 넘듯 넘나들었다.
사람들의 평가는 극과 극을 오간다. '튀기 위해 안달났다'는 비난과 '성역을 깨는 시도가 신선하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대기업 총수를 풍자한 그림은 '유명인을 이용한 홍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녀는 이런 비판에 대해 "미술계에서만 이야기되는 미술은 가치가 없다"며 "엄숙주의는 구시대적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방가르드'(책세상)를 쓴 노명우 교수는 책에서 "아방가르드의 핵심은 '새로움'이 아니라 '새로움'과 '저항'의 결합이다"라고 했다. "아방가르드의 저항은 대중문화와 자본주의에 포섭됐지만 그 정신까지 포섭된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여기서 역설적으로 대중성과 상업성을 노골적으로 표방하는 작가 낸시 랭을 떠올리는 것은 그녀에 대한 과한 칭찬일까.
[사진=낸시 랭 ⓒ 트위터 캡처]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