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 '복수 삼부작'과 '박쥐' 등을 통해 자신의 영화 세계를 구현한 박찬욱 감독이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박찬욱 감독은 21일 자신의 할리우드 데뷔작인 '스토커'를 들고 대중 앞에 나타났다. 박찬욱 감독은 '스토커'의 주연배우인 미아 바시코브스카(주인공 인디아 분)와 함께 21일 오전 서울남산햐이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스토커'는 18세 생일, 아버지를 잃은 한 소녀가 그동안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 사람의 관계는 반전을 거듭하고 영화 후반부에서는 충격적인 장면이 이어지며 막이 내린다.
박찬욱 감독은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끊임없이 탐구해 독특한 영화 세계를 구현했다. '스토커'에서도 이러한 박찬욱 감독의 세계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박찬욱 감독은 특유의 은유법을 통해 관객들의 뇌리에 남을 '명장면'을 연출해왔다.
스토커에서도 이런 장면이 곳곳에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장면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박찬욱 감독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은 어두운 밤, 인디아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놀이기구를 타고 말을 할 때다. 당시 현장에서 헤드폰을 끼고 미아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음악처럼 느껴졌다. 놀이기구가 있던 놀이터는 미국 내쉬빌의 한 숲이었다. 그곳에서 들리는 벌레들의 소리도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미아 바시코브스카는 "박찬욱 감독님은 은유법을 사용할 때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면 섬세하다. 감독님이 생각했던 은유법이 그려진 장면을 보면 영화의 스토리와 너무 일치했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의 은유가 들어간 영상에 깊은 인상을 받은 바시코브스카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인디아와 삼촌인 찰리가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이다. 나머지 하나는 인디아의 아버지 장례식 때 찰리와 처음으로 만날 때다"고 밝혔다.
'할리우드의 신성'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바시코브스카는 지난 2010년 팀 버튼 감독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출연했다. 이 작품을 통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는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에서 무르익은 연기력을 펼쳤다.
바시코브스카가 연기한 '인디아'는 매우 복잡하고 독특한 캐릭터다. 그녀는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내가 연기할 인디아라는 캐릭터가 매우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반인들과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인디아의 실체는 영화 막바지에 충격적으로 드러난다.
박찬욱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바시코브스카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스토커'는 오는 28일 개봉될 예정이다.
[사진 = 박찬욱, 미아 바시코브스카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