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란, 왕종근, 박지윤
[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前 아나운서 출신 프리랜서 방송인들은 어떠한 이유로 '자유'를 선언한 걸까.
지난 2001년 KBS 27기 공채 아나운서로 합격한 김경란은 특별한 프리선언을 했다. 김경란은 20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아이티 봉사 활동이 내 인생의 완전한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2010년 2월 지진이 일어난 아이티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그해 9월 프리랜서를 결심, KBS를 퇴사했다. 아나운서 신분으로서는 아무래도 시간적 제약이 많으니 봉사활동도 자유롭지 못했을 터였다.
왕종근은 1978년 부산 TBC 아나운서로 방송 생활을 시작했다. 1980년 TBC가 KBS로 통합되면서 KBS 아나운서가 됐다. 그러던 그는 1999년, 긴 아나운서 생활을 '프리' 선언과 함께 마쳤다. 경상도 출신의 왕종근은 억양 콤플렉스 때문에 아나운서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는 "부산에서 일하다 서울로 오니 억양 때문에 나만 미운오리새끼였다. 내가 아나운서실 전체를 흐리는 것 같았다"며 프리랜서 선언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이름이 알려지니 광고가 많이 들어왔다. 현직 아나운서는 광고를 찍을 수 없다"고 솔직한 이유를 덧붙였다.
KBS 아나운서 최동석과 결혼한 박지윤 역시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2004년 KBS 30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박지윤은 여러 프로그램의 MC로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러던 중 2008년 3월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KBS를 사퇴했다. 이유는 남편 최동석의 열애에 있었다. 박지윤은 한 대학교 강연에서 "다양한 사퇴 이유가 있겠지만 사내 연애의 어려움도 퇴사 이유 중 하나였다. KBS에는 사내 아나운서 부부가 많은데 보통 한 명이 그만두거나 다른 부서로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 김성주, 전현무, 최송현
다양한 이유도 있지만 간단하고 대표적인 이유도 있다. 신분이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인한 활동의 제약 때문에 '프리'를 선언한 경우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서 활약 중인 김성주 역시 아나운서 출신이다. 김성주는 1997년 한국스포츠TV(현재 SBS ESPN)에 입사하여 스포츠 캐스터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00년 MBC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하였다. 활발한 활동을 보이며 이름을 알리던 김성주는 2007년 돌연 프리선언을 하고 아나운서를 사직했다. 김성주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자 아나운서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현실을 느꼈고, 자유로운 환경을 원했다"며 이유를 밝혔다. 프리선언 이후 그는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악플과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아나운서의 모습보다 예능인의 모습이 익숙하던 전현무는 2006년 KBS 32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뉴스보다 예능 프로그램 MC로 활약한 전현무에게는 꾸준히 프리랜서 선언설이 제기됐고, 2012년 그는 사직서를 내고 KBS를 떠났다. 전현무는 지난 해 12월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프리랜서 선언 이유는 조금 더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나운서로서 어쩔 수 없는 한계들이 있다"며 "그런 것들이 답답했고 KBS에서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겠다는 위기 의식도 있었다. 돈 때문에 나간 것은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2006년 KBS 32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최송현은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2008년 5월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최송현은 퇴사 소식에 일각에서는 결혼설도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송현은 "아나운서로 사는 게 행복하지 않았다. 아직 젊고 새로운 것을 꿈꿀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행복한 삶을 찾아 떠나려고 한다"며 배우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한 퇴사 이유를 밝혔다. 또한 그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살면서 미쳤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면 너는 단 한번도 목숨 걸고 도전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라는 글귀를 적어 꿈을 향한 열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김경란 왕종근 박지윤 김성주 전현무 최송현 ⓒ MBC,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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