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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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 배우분들, 이제 그만 화 푸세요

기사입력 2013.02.21 14:56 / 기사수정 2013.02.22 03:08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뒷담화'를 촬영하면서 실제로 내게 화를 낸 배우들도 많았다. 촬영 후 연락이 끊긴 분들도 있고, 개봉 때에 맞춰 외국에 나간 분도 있다. 또 영화 홍보할 때 이름을 빼달라는 배우들도 있었다(웃음) 언론시사회에 온 배우분들은 화내지 않은 분들이다"

20일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영화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재용 감독이 말했다. '뒷담화' 촬영현장에 무슨 일이 있던 걸까. 언론시사회에 앞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베테랑 배우 윤여정은 "이재용 감독을 때리고 싶었던 순간이 수도 없이 많았다. 영화를 찍고 다시 이재용 감독을 이렇게 다시 만난 것이 기적"이라며 "영화 타이틀처럼 감독이 정말 미친 것 같다"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하정우, 윤여정, 오정세, 박희순, 이하늬 등 14명의 배우들이 참여한 '뒷담화'. 언론시사회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 이재용 감독과 함께 참석한건 배우 오정세와 이하늬, 김남진이었다. 이재용 감독은 이들을 "나에게 화가나지 않은 배우들"이라 표현했다.

'미래의 획기적인 영화 찍기'라는 이재용 감독의 달콤한 설득에 넘어간 14명의 배우들이 하나 둘 촬영 현장에 모였다. 하지만 곧 배우들은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이 감독이 사상 최초로 인터넷을 이용해 원격 연출 영화를 찍겠다며 할리우드로 홀연히 떠났다는 것이다. 어리둥절해 하던 배우들은 화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이재용 감독의 모습에 경악했다. 이어 "사기꾼도 아니고 왜 이렇게 찍는 다는 거야?", "뭐하자는 수작이야?", "이 감독 미쳤구나"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결국 감독이 현장에 없는 상황에서 촬영이 시작됐다. 배우들은 의상을 검토 받는 일, 연기 리허설, 디렉션 지도 등 이재용 감독과의 모든 의사소통을 원격 화상 장치를 통해 해야 했다. 특히 인터넷 연결이 불안할 땐 전화까지 동원해야 했고, 낯설고 황당한 상황에 놓인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불안과 불만은 고조됐다.

급기야 촬영 현장에는 이재용 감독에 대한 뒷담화가 넘쳐났고, 원격 컴퓨터를 끄고 현장에 있던 이준익 감독의 지휘 아래 영화를 찍자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이재용 감독은 "촬영 중 배우들이 실제로 화가 나 리얼하게 잡힌 부분이 있고 또 카메라가 배치된 현장이었기에 마음먹고 재미있게 연출한 부분도 있다"며 "최화정 같은 경우 진짜로 화가 났다고 하더라. 그래서 달래야 했는데, '이런 설정의 이야기라 재밌게 했다'고 하더라. 그녀의 진심은 나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상황들이 많았던 것 같다"며 촬영 당시 배우들의 모습을 회상했다.

이 감독의 요구에 따라 한 줄의 대사를 40여 회 반복한 최화정은 촬영 후 "윤여정 선생님과 같이 하는 것 아니면 안했다"며 "다시는 이 감독과 영화 작업 안 할 것"이라고 뿔만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난 아직까지 내가 뭘 찍었는지 잘 모르겠다. 촬영 때 우리가 (감독) 욕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다"는 윤여정의 말처럼 감독 없는 촬영 현장은 비록 어리둥절하고, 멘붕 상황이었지만 '실패할 수 있다는 생각만큼 감독을 흥분시키는 것은 없다' 이재용 감독의 실험정신과 배우들의 노력을 통해 신선하고 또 유쾌한 영화가 탄생했다. 뿔난 배우들은 이제 화풀어도 괜찮을 것 같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 뭉클픽쳐스,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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