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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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의 오키나와 리포트] 사회인구장 수용인원이 1만2천명?…日 야구 선진국 '이유있네'

기사입력 2013.02.14 23:58 / 기사수정 2013.02.15 11:44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오키나와, 스포츠부 강산 기자] 수용 인원이 12,000명이다. 프로 경기장이라면 '당연한' 얘기지만 사회인 야구 경기장이기에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일본이 왜 '야구 선진국'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14일 밤 9시(이하 현지시각) 일본 오키나와현 이토만시 니시자키구장의 조명탑은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밝게 빛났다. 경기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회인 야구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그라운드에 선 이들 모두가 진지하게, 때론 즐겁게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20대 초반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한데 모여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때론 프로 선수들의 동작을 흉내 내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야구'라는 매개체로 하나가 된 것이다.

니시자키구장은 사회인야구를 위한 구장이다. 그럼에도 국내의 웬만한 프로 야구장 못지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가운데 펜스까지의 거리는 122m. 국내 최대 규모인 잠실구장(125m)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좌우 펜스 거리도 97.6m나 된다. 완공된 지 50년이 넘었음에도(1959년 3월 20일 완공) 비교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가장 놀라운 점은 12,0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인 대구구장(10,000명)보다 많은 인원이 들어간다. 설치된 좌석은 5,500석이지만, 잔디로 뒤덮인 외야석에 총 6,500명까지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 



선수들이 맘껏 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다 보니 부상 걱정은 저 멀리 떠나보냈다. 편안하게 야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투구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던 노리미츠 타쿠로(33) 씨는 "부상 염려도 없다. 구장 관리도 잘 되고 있다"며 "1만 엔이 넘는 하루 사용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만족해했다. 국내 프로 구장에 버금가는 환경에서 사회인야구 경기를 치르다 보니 그만큼 동기부여도 크다. "프로 구장에서도 뛰어도 되겠다"고 밝힌 한 선수의 눈빛에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 야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을 돌아보자. 당시 한국은 대만에 충격패를 당한 데 이어 사회인 선수들이 주를 이룬 일본에도 7-10으로 패해 동메달에 그쳤다. 당시 네티즌들 사이에는 "한국이 오뎅 장수들에게 졌다"는 우스갯소리가 유행처럼 번졌다.

'사회인야구'를 '동네 야구'로 보는 시선이 문제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대만 타이중서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사회인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그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는 '왜 일본 사회인야구 팀에게도 패하는가'가 아닌 '왜 일본 사회인야구가 강한가'를 생각해볼 때다. 니시자키구장은 일본 사회인야구가 왜 강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사진=늦은 시간에도 니시자키구장서 경기 중인 일본 사회인야구 선수들, 조명이 켜진 니시자키구장 ⓒ 엑스포츠뉴스 강산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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