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요즘, 들을 음악이 없는 게 아니라 떠올릴 추억이 없다.
지난 1월 1일 걸그룹 소녀시대가 정규 4집 '아이 갓 어 보이'를 발매했다. 한달이 조금 넘는 활발한 활동 후 소녀시대는 지난 주부터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서 '아이 갓 어 보이'의 마지막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소녀시대 뿐만 아니라 요새 활동하는 가수 대부분이 한달에서 두달 사이로 짧게 활동을 끝낸다. 그래서인지 곡이 가진 추억들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최근 대중들은 입버릇처럼 '들을 노래가 없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오히려 90년대보다 훨씬 많이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은 쏟아지고 있다. 하루가 무섭게 새로운 곡이 쏟아지고, 또 사라진다. 정말 없는 건 노래에 대한 '추억'이다.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예를 든다면 가수 신승훈은 '보이지 않는 사랑'으로 SBS 인기가요 연속 14위를 기록해 한국 기네스북에 올랐다. 1위를 몇 번 했나, 얼마나 오래 했나는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을 들으면 그 곡에 깃든 그때의 추억들이 함께 떠오른다.
요새는 대부분 디지털 싱글 형태로 온라인을 통해 신곡들이 공개된다. 가사집 대신 인터넷을 통해 가사를 접하고 앨범을 사서 수록곡을 듣는 대신 1분간 짧게 미리듣기를 해보고 원하는 곡만 다운로드 한다. 추억이 생길 틈이 없다.
시대가 변했으니 음악 시장 역시 변화할 수밖에 없다. 문명의 발달로 인해 모든 것은 빠르게 처리되고 지나간다. '음악' 역시 그것에 따르다보니 활동 시간이 짧아졌을 뿐이다. 또한 현재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의 대부분이 해외 진출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웬만큼 인지도를 얻고 나면 해외 시장으로 떠난다. 한국에서 '추억'을 만들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런 의미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남스타일'은 KBS 2TV '뮤직뱅크'에서 16번의 1위를 기록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통해 미국으로 진출했고 현지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었다.
또한 바쁜 미국 활동 와중에도 한국으로 돌아온 싸이 덕에 지난 해 가을, 각 대학교 축제에는 '강남스타일'이 울려퍼졌다. 최근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유재석, 노홍철, 하하가 싸이와 함께 미국 타임스퀘어에서 '강남스타일' 무대로 2013년을 맞이했다. 참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 떠올릴 것도 많다.
앞으로 시대는 또 변할 것이고 그에 따라 음악 시장 역시 변화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음악이든 들으면 떠올릴 추억 하나 쯤은 있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곡이 태어났으면 한다.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소녀시대, 싸이 ⓒ SM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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