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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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천재 이태백' 캔디 이야기로 20대 '힐링' 가능할까

기사입력 2013.02.05 09:57 / 기사수정 2013.02.05 10:00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시크하고 쿨하다'는 표현, 너무 흔해져서 더 이상 시크하지도 쿨하지도 않게 느껴진다. 어려운 환경에 처했지만 낙천적인 주인공이 꿈꾸던 것을 이룬다는 이야기 역시 지루하기는 마찬가지다.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이하 이태백)'이 4일 막을 올렸다. 그동안 드라마를 통해 다뤄지지 않았던 광고계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첫 느낌은 분명 새롭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배우 한채영, 조현재와 '무한도전-못친소'로 친숙해진 고창석이 등장하는 등 볼거리도 충분하다. 주연배우 진구와 박하선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다.

하지만 진부하다. 주인공 진구(이태백 역)가 그려내는 인물이 '현대판·남성판 캔디'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태백' 제작진은 기획의도를 통해 "개성강한 광고쟁이들이 매혹적인 광고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시크하고 쿨하게' 그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타깝지만 진부한 이야기를 시크하고 쿨하게 그려낸다고 참신함이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진부한 이야기, 상처받은 청춘 치유할 수 있을까 

'이태백'은 밝다. 진구가 연기하는 인물이 그렇고, 드라마 분위기가 그렇다. 밝은 터치로 주인공의 성공기를 그려낸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가 등장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캔디가 반복해서 불린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삶이 팍팍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드라마까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할 필요는 없다. 그 자리는 뉴스와 다큐멘터리가 대신하고 있다. 문제는 캔디가 상처를 고쳐줄 수 없다는 점이다.

남자로 다시 태어난 캔디 이태백(진구 분)은 이 시대 20대가 가진 고민을 한 몸에 안고 있다. 이태백이 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지방대학 중퇴, 토익 450점, 공모전 경력 전무'가 전부다. 그는 스펙 대신 면접관에게 질문을 요구하는 배짱, 남다른 감각을 가졌다. 하지만 이 두 가지가 그의 부족한 스펙을 덮어주지 못한다.

이름부터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신조어를 빗댄 것으로 보이는 이태백은 시련을 이겨내고 꿈을 이룰 것이며, 사랑도 쟁취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20대가 모두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에 살 수는 없다. 이태백의 성공담으로 20대가 위로 될까? 성공담이 힐링이라면 드라마 밖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결국 '이태백'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치유가 아니다.

작품은 분명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경험이 풍부한 제작진, 눈길을 끄는 배우들과 참신한 배경까지. 이 좋은 조건을 가지고 '힐링'을 운운하기보다는 차라리 '전문직'에 집중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방송사 사회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스포트라이트', 응급실을 다룬 '골든 타임' 같은 작품이 좋은 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 광고천재 이태백 ⓒ KBS 제공]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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