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9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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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정복' 이시영, 예능 女캐릭터 개념 바꿨다

기사입력 2013.02.04 16:34 / 기사수정 2013.02.04 16:3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이시영(31)의 '치명적인 매력'이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을 정복했다.

국내 연예계에서 이시영처럼 독특한 매력을 지닌 여성 캐릭터가 얼마나 있었을까. 이시영은 복싱으로 다져진 강인한 체력으로 남자 캐릭터들을 제압했다. 하지만 단순히 '강한 이미지'만 가진 것이 아니다. 때론 남자들로부터 보호를 요구하고 엉뚱한 멘트로 주위를 즐겁게 만든다. 또한 천연덕스러울 정도로 순수한 모습도 보여줘 자신 만의 캐릭터를 어필했다.

'여전사'와 '사랑스러움'이 공존하지만 어색하지 않다

3일 방송된 런닝맨에 출연한 이시영은 '현상금 레이스'에 임했다. 등에 붙인 이름표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이 레이스는 '순발력'과 '힘' 그리고 '재치'를 동시에 지녀야 유리하다. 능력치가 높은 출연자는 현상금이 높게 책정되고 반대인 경우는 현상금이 낮게 매겨진다.

격투기 선수 출신인 추성훈(38)은 가장 높은 현상금 900원이 매겨졌다. 런닝맨의 고정 출연자인 김종국은 800원의 현상금이 걸렸고 이시영과 송지효는 700원이었다. 레이스 초반 게리와 만난 이시영은 연합을 제시했다. 게리가 이시영을 보호하려는 듯 보였지만 이시영은 이를 거부하고 게리의 이름표를 떼어냈다.

이후 이광수와 유재석도 이시영의 희생양이 됐다. 거침없이 레이스에 임한 그녀의 이름표를 뗀 이는 추성훈 밖에 없었다. 남자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은 그녀는 강한 승부욕을 보이며 레이스를 한층 박진감 넘치게 만들었다. 그동안 런닝맨의 레이스에 출연했던 상당수의 여성 출연자들은 자신이 여자인 점을 이용해 생존의 탈출구를 찾았다.

그러나 이시영은 이러한 여성 출연자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운동으로 다져진 강인한 체력과 민첩성으로 남자 출연자들을 제압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레이스에서 강인한 여전사의 모습을 보여준 이시영은 퀴즈에서는 사랑스런 캐릭터로 변신했다. 정답이 뭔지 모르고 옆에 있는 출연자에게 지속적으로 "뭐에요"라고 묻는 모습은 천연덕스러웠다. 또한 상대방이 맞춘 정답의 철자를 놓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예능인으로서의 감각도 잃지 않았다.

런닝맨은 강한 체력과 재치 넘치는 센스를 동시에 요구한다. 이 프로그램의 유일한 여성 고정 출연자인 송지효는 여배우가 지켜야할 고정관념을 버리고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런닝맨'을 위해 자신을 내던졌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고정 출연자로 남을 수 있었다.


이시영도 송지효처럼 '내숭'을 버리고 '털털함'을 내세웠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준 것이 설득력을 얻었고 '런닝맨'에 녹아들었다.

'복서'의 길을 선택한 여배우의 위력에 시청자들은 즐겁다

이시영은 갯벌 씨름에서 다시 한번 자신을 어필했다. 현재 이시영은 두 개의 명함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본업인 배우이며 다른 하나는 인천시청 소속 권투 선수다. 여배우와 복서는 상식적인 기준에서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시영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자신의 두 직업을 적절하게 조화시켰다. '런닝맨' 방송 내내 그녀는 여성적이고 엉뚱한 말투로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여기에 힘과 순발력으로 남자 출연자들을 제압하면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시영은 갯벌 씨름에서 하하와 유재석을 차례로 쓰러트렸다. 그동안 몇몇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남성 출연자들이 여성 출연자의 애교와 미모에 혹해 종종 져주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시영은 이런 점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상대했다.

프로에서 최선을 다하고 자신을 내던지는 태도는 이시영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여배우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상태에서 힘겨운 복서 생활을 병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시영은 자신 만이 가진 '독창성'을 예능 프로에서 제대로 발휘했다.

상당수의 예능프로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남성 출연자들이다. 남자 캐릭터들은 '고상함'과 '점잖음'을 집어던지고 재미를 위해 몸을 내던질 수 있는 제약이 여성 캐릭터보다 덜하다. 하지만 여성 캐릭터들은 프로를 위해 버려야할 것들이 만만치 않다. 여배우로서 쌓은 자신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버릴 수 없는 여성성'으로 인해 캐릭터가 지녀야할 다양성은 폭이 좁아진다.

이시영은 이러한 것을 모두 내던지고 자신 만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녀는 '런닝맨'을 통해 '예능인'으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해냈다.



[사진 = 이시영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SBS 화면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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