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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실수 안하면 200점' 왜 가능할까

기사입력 2013.01.07 07:22 / 기사수정 2013.01.07 07:3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프리스케이팅 점수만 145.80점. 여자 싱글 선수들이 구사하는 기술 구성을 볼 때 놀라운 결과다.

자국 개최 대회에서 얻은 점수는 공인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국내 대회라는 특수성이 존재했지만 김연아(23, 고려대)는 기대 이상의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

가장 중요한 것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을 했다는 점이다. 프리스케이팅은 12가지의 기술 구성 요소를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쇼트프로그램보다 클린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낮다.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악마의 프로그램'으로 불린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기술 기초점수가 60.90점에 달했고 기술 요소 사이사이에는 안무와 스텝으로 가득 찼다.

도저히 클린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으로 보였지만 김연아는 끝내 해냈다. 올 시즌 선보인 롱프로그램 레미제라블의 기술 기초점수는 57.62점이다.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보다 다소 낮지만 만만치 않은 프로그램이다.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의 200점 돌파는 유력해보였다. 경쟁에 대한 부담감이 없고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쇼트프로그램에서 예기치 않는 큰 실수가 발생했다. 활주 도중 빙판 위에 넘어졌고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하지 못했다.

이러한 실수는 김연아에게 오히려 좋은 자극제가 됐다. 김연아는 스스로 "쇼트프로그램에서 64점대가 나왔기 때문에 200점 돌파는 어려울 것 같다. 점수에 의식하지 않고 내가 하려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연아는 거짓말처럼 '클린'에 성공했다. 실로 무서운 집념이었다. 7개의 점프를 모두 성공시켰고 12가지의 기술 요소에서 가산점(GOE)를 챙기는 저력을 보여줬다. 또한 예술점수(PCS)에서 75.01점이라는 엄청난 점수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받은 PCS는 김연아가 국제대회와 국내대회를 통틀어 가장 높게 받은 점수였다.



'김연아 공식' 고난도 기술+가산점+컴포넌트 점수 = 200점


복귀전이었던 NRW트로피에서도 김연아는 200점 고지를 넘어섰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스핀에서 실수가 나왔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이러한 실수를 범했지만 200점 고지를 정복했다. 프리스케이팅을 클린한 김연아의 위력은 대단했다. 프로토콜은 롱에지와 다운그레이드, 언더 로테가 없는 것은 물론 감점도 보이지 않았다. 가산점 목록을 보면 더욱 놀랍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점프에서는 1.40점의 가산점이 매겨졌다. 이 기술의 기초 점수 10.10과 합산하면 하나의 기술로 무려 11.50점의 점수를 챙겼다.

12가지의 기술 요소 중 1점을 웃도는 가산점을 받은 기술은 무려 9개였다. PCS 목록을 보면 대부분의 점수가 9점대를 기록하고 있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기할 때 기술점수(TES)는 78.30점을 받았고 예술점수(PCS)는 71.76점을 받았다.

최정점에 올라갔던 때와 다를 것이 없었다. 국내 대회라는 한계점은 분명히 존재했지만 이날 김연아가 보여준 연기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또한 밴쿠버에서 보여준 완벽함을 3년 만에 재현했다.



김연아의 기초 점수는 여전히 60점에 근접하는 높은 수치다. 여기에 대부분의 기술에서 가산점을 받고 있다. 레미제라블을 연기한 김연아는 가산점에서만 무려 13.17점을 받았다.

또한 70점대는 넘어서는 컴포넌트 점수도 그 만의 장점이다. 이러한 요소가 합쳐지면 높은 수치의 점수가 나오고 200점을 넘어서게 된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가 보여준 프로토콜에 근접한 선수는 없었다. 아사다 마오(23, 일본)는 올 시즌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의 프로토콜은 김연아처럼 깨끗하지 못했다. 우승을 차지해도 항상 롱에지와 언더 로테 그리고 다운 그레이드 표시가 꼬리표처럼 붙었다.

김연아는 "하던대로만 하면 세계선수권 우승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100%의 김연아'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사진 =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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