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고양, 강산 기자] 1라운드가 아닌 2라운드에서 선발됐다. 하지만 팀 내 비중은 드래프트 상위 지명 선수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고양 오리온스 외국인선수 리온 윌리엄스 얘기다.
오리온스는 1일 고양실내체육관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경기에서 80-65로 승리했다. 윌리엄스는 이날 17득점 17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전반에만 공격리바운드 7개를 따내며 주도권을 가져오는데 큰 몫을 했다.
윌리엄스는 경기 후 "오늘 이겨서 기쁘다"며 "지금까지 인터뷰에 안 불러줘서 서운한 건 전혀 없다"고 웃어 보였다. 윌리엄스가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이 처음이라고 한다. 계사년 새해 첫날 의미 있는 경험을 한 것이다.
윌리엄스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오리온스에 지명됐다. 1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는 스캇 메리트와 교체된 테렌스 레더다. 윌리엄스가 서운해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는 "오리온스가 뽑아줘서 기분은 좋았지만 너무 늦게 뽑혀 서운한 감도 없지 않았다"며 "그래서 한국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증명하기 위해, 팀 승리에 일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까다로운 외국인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애런 헤인즈(SK 나이츠)를 꼽았다. 그는 "헤인즈는 작고 빠르다. 그래서 까다롭다"며 "다른 용병들은 대부분 덩치가 나와 비슷하거나 크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스타일의 농구를 한다. 그런데 헤인즈는 슬림한 데다 빠르기까지 하다. 막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윌리엄스는 1일 현재 경기당 평균 11.62개의 리바운드를 기록, 이 부문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리바운드를 잘 잡아내는 비결을 묻자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그는 "자리를 잘 잡고 다른 팀 선수보다 먼저 리바운드를 잡으려고 하는 것뿐이다. 그런데 잘 된다"며 웃어 보였다.
윌리엄스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31분 2초를 뛰고 있다. 2라운드에 뽑힌 선수 중 단연 '군계일학'이다. 그는 "플레잉 타임은 큰 문제가 없다"며 "처음에 한국에 올 때 내 역할을 알고 있었다. 1라운드에 레더라는 좋은 선수가 뽑혔기 때문에 내 출전 시간은 적을 것으로 봤다. 그런 상황에서 5분이든 10분이든 코트에서 증명해 보이려고 했다. 지금은 달라진 내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6.7득점 11.6리바운드로 맹활약 중인 윌리엄스, 그는 2라운드 지명 선수임에도 1라운더와 견줘 밀리지 않는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공수 양면에서 궂은일을 마다치 않는 '블루워커' 윌리엄스, 그는 오리온스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사진=리온 윌리엄스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