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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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 "유인하로 살면서 욕먹어도 좋았어요" (인터뷰 ①)

기사입력 2012.12.12 02:30 / 기사수정 2012.12.12 03:09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아직 종영 실감은 안나요. '다섯손가락'이 즐거웠기에 더 아쉬워요(웃음)" 최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에서 기존의 올곧고 반듯한 이미지를 벗고 엄마의 비뚤어진 모성애로 열등감과 상처가 가득한 인물 유인하를 연기한 배우 지창욱을 만났다.

"열심히 했기에 더 아쉬워요"

아직 완전이 '다섯손가락'이 끝난 것 같지 않다고 말하던 지창욱. 그는 어떤 마음으로 인하를 보내주고 있을까.

"가장 아쉬운 거요? 연기적인 부분 제외하면 사람이요. '이 선배와 더 즐겁게 촬영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죠. 물론 그 당시엔 행복했지만 마지막은 늘 아쉽잖아요. 조금 더 했으면 싶고. 즐거웠기 때문에 더 아쉬운 것 같아요"

"작품을 하면서 남는 건 사람인 것 같아요. 캐릭터도 나에게 남지만요. 내가 항상 앞으로 작품을 할 수 있게, 배우를 할 수 있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힘들었을 때 '솔약국'이나 '동해' 등 작품을 같이 했던 사람들이 많은 힘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 마다 '남는 건 사람 밖에 없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요".

인하는 유독 '화'가 많은 인물이었다. 지창욱은 인하가 왜 '화'를 내는지 그 이유를 시청자들에게 이해시켜야할 숙제를 가지고 있었다. 최선을 다했다고는 하지만 아쉬움 역시 피할 수 없을 터. 이에 지창욱은 아쉬움을 발전으로 바꿔보겠다는 기대를 표했다.

"'다섯손가락'은 감정 장면이 있을 때 마다 쉽지 않았어요. 슛 들어가니 그런 감정을 가져야지 생각한다고 그런 감정이 쉽게 생기는 것도 아니었고요. 쎈 감정이 있을 때 마다 계속 집중하고 몰입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정신적으로 힘들었죠. 체력이야 어느 드라마나 마찬가지니까…"

"연기적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안 남을 수 없지요.(웃음) '언제나 나 잘했어' 할 수는 없는 거지만, 그렇다고 위축되어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정말로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많이 남아요. 그래도 아쉬움 때문에 앞으로 더 발전이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보네요(웃음)"

◆ "유인하, 내가 제일 사랑해야 하는 인물이자 내 캐릭터잖아요"

배우라면 누구나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을 것. 5개월 동안 유인하로 살아온 지창욱에게서  많은 노력과 고민의 흔적이 보였다. 


"오로지 인하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했어요. 촬영 전부터 인하를 이해하고 만들려고 노력했고요. 최대한 디테일하게 말이죠. 예를 들어 인하는 엄마에게 상처를 받아서 엄마에게 화를 내지만 항상 엄마를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아이예요. '인하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엄마의 대한 사랑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엄마를 사랑했기에 미워하고 그래서 상처 받은 거죠"

"그래서 채시라 선배를 엄마라고 생각하려 했고, 최대한 사랑하려 했어요. 또 인하가 지호를 많이 미워하고 열등감을 느끼는데…인하는 정말 지호처럼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에서 생각을 했다. 왜 이 장면에서 지호가 밉고, 열등감을 느끼는 생각하고 연기를 했어요. 그럼 조금 더 잘 나오는 것 같아요(웃음)"

열심히 '유인하'를 표현하던 지창욱에게 '인하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것 같다'는 말을 건내자 그는 "내가 제일 사랑해야 하는 인물이자 내 캐릭터잖아요. 이 세상에 나로 인해 드러나고 나로 인해 소개되는 인물이기 때문에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며 쑥스러운 듯 웃어보였다. 이제 데뷔 4년차, 26살의 청년에게서 자신이 좋아 선택한 '연기'에 대한 열정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 "할머니가 형한테 그러지 말라고…"

안티 없는 악역이 있을까. '동해야 웃어라'를 통해 시청자들의 귀여움을 받던 지창욱이 인하를 연기하면서 시청자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극에 몰입해서 보는 열혈 시청자들에게 형을 괴롭히는 동생 인하가 예뻐 보이지 않은 것. 이는 지창욱이 인하라는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르신들이 많이 몰입해서 보는 것 같아요. 촬영할 때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볼 일이 없어서 인하가 욕을 많이 먹는지 잘 몰랐는데. 할머니께서 '형한테 그러지 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욕먹는 것도 좋았어요"

"인터넷을 보니까 인하가 욕을 많이 먹더라고요. 어떨 때는 서운하기도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인하가 욕을 안 먹어도 이상한 캐릭터더라고요. 그래서 '인하가 이 작품에서 하는 게 몰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인하가 칭찬을 받거나, 착하게 보이면 작품에 해를 끼치고 있는 것 같았죠. 욕먹는 거 재밌어요. 그런 식의 피드백이 오면 '아,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싶죠(웃음)"




◆ 진세연과의 로맨스 원했다?…"인하의 사랑 표현하고 싶었죠"

'다섯손가락'에서 유지호, 인하 형제는 한 여자를 사랑했다. 바로 다미(진세연 분)였다. 하지만 두 남자의 사랑방식은 확연히 달랐다. 지호는 따뜻했지만, 인하는 다미에게 집착했던것. 그 마저도 지창욱은 '인하 그 자체였다'고 표현했다.

"인하가 다미를 향해 집착하잖아요. 사실 '왜 집착하지?' 고민했어요. 생각해보니, 다미를 향한 집착이 인하의 사랑하는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감정 표현하는 게 정말 서투른 아이인데, 좋은 환경에 자라면서 누군가에게 홀대를 당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인하가 다미가 차갑게 굴었을 때 당황스럽고 갈등도 있지 않았을까…"

"인하 대사 중에 '엄마, 다미를 내 비서실에 앉혀 달라. 다른 사람을 맘에 품어도 상관없어 내 옆에 있으면 돼 내가 사랑하는 만큼 괴롭혀 주겠어'가 있었어요. 이 대사가 딱 인하를 표현하는 말인 것 같아요. 아빠랑 닮지 않았나요? 유만세(조민기 분)가 영랑을 정말 사랑했다고 생각하거든요. 단지 집착이었고 비뚤어진 사랑이었지만, 인하가 그 모습을 빼다 닮은 것 같았어요"

진세연과의 로맨스는 아쉽게 지호에게 양보해야 했다. 하지만 애꿎은 운명 앞에 세 사람의 삼각 로맨스는 결국 이도저도 아닌 끝을 맺으며 엔딩을 맞았다.

“인하의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다미를 향한 인하의 사랑이 너무 쉽게 끝나 아쉬웠죠(웃음) '이 작품에서 짝사랑 한 번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멜로가 하고 싶은 것 같고, 욕심도 들어요. 사랑이라는 감정 오묘한 것 같아요.  참 매력이 있는데…마지막까지 인하와 다미, 다미와 지호의 로맨스가 모두 흐지부지 끝난 것 같다고 생각돼 아쉽죠"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지창욱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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