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의 소속팀 페네르바체 유니버셜은 지난해 리그 전승(22승 무패)을 올렸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바크프방크텔레콤에 발목 잡혀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리그 경기에서 페네르바체의 전승행진을 막아낸 팀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페네르바체는 7경기를 치른 4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4승 3패로 리그 5위에 처져있다. 15세트를 따내면서 13세트를 잃었다. 김연경을 제외한 외국인선수 전원이 새 얼굴로 바뀐 데다 주전 세터였던 나즈 아이데미르도 바크프방크로 이적했다. 전력 약화는 예견됐던 일이다.
그럼에도 페네르바체가 '빅4'를 형성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듯 보였다. 김연경이 건재한 데다 파울라 페퀴에노(브라질), 베레니카 오쿠니에브스카(폴란드), 마리 스타인브레허(브라질)도 어느 정도의 역할은 해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함께 '빅4'를 형성했던 엣자스바스 비트라, 바크프방크, 갈라타사라이가 나란히 1~3위에 올라 있는 반면 페네르바체는 5위로 처져 있다.
김연경은 최근 4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활약중이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지원사격이 아쉽다. 무엇보다 확실한 세터가 없는 부분이 가장 아쉬움으로 남는다.
올 시즌 페네르바체는 닐라이 오즈데미르와 엘리프가 번갈아가며 주전 세터로 나서고 있다. 닐라이가 4경기, 엘리프가 3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이는 확실한 주전 세터감이 없다는 반증이다. 리그 첫 경기에 닐라이가 나섰고 이후 2경기에는 엘리프가 뛰었다. 이후 2경기는 닐라이가 책임졌다. 이후에는 두 선수가 번갈아가며 주전으로 나섰다.
지난해에는 세터 걱정이 필요 없었다. 나즈가 있었다. 가끔 기복 있는 플레이도 있었지만 적어도 검증이 된 세터였다. 김연경과 나즈는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팀의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김연경이 MVP, 나즈가 베스트 세터상을 받았다. '찰떡궁합'이 따로 없었다. 지금 나즈의 소속팀인 바크프방크는 7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배구에서 세터와 공격수 간 호흡의 중요성은 몇 번을 설명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주전 세터가 계속해서 바뀌다 보니 공격수들의 혼란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이동공격과 속공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 센터 에다의 공격성공률은 최근 3경기 연속 40% 초반에 머물고 있다. 에다의 뒤를 훌륭하게 받쳐준 두이구 발은 존재감조차 미미하다.
결국 시즌을 치르면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최선책이다. 하지만 상황도 녹록지 않다. 페네르바체는 현재 승점 11점으로 리그 10위 일레르 방카시(8점)과 단 3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두 경기로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과연 페네르바체가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궁금하다.
[사진=김연경과 동료 두이구 발, 페네르바체 선수들 ⓒ 페네르바체 유니버셜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