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6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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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 "데뷔 10년, 서른 앞두고 오히려 편해요" (인터뷰)

기사입력 2012.11.09 20:43 / 기사수정 2012.12.12 02:38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작은 체구를 가진 그녀. 대체 어디서 큰 힘이 나오는 걸까. 배우, 작가, 화가 그리고 영화감독까지. 쉼 없이 달리는 구혜선 감독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구혜선이 3년 만에 장편 영화 '복숭아나무'를 들고 찾아왔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샴쌍둥이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완벽하게 독립된 존재가 아닌 하나임과 동시에 둘이 형제 상현(조승우 분)과 동현(류덕환). 그들을 통해 구혜선 감독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을까.

"사실 명확하게 얘기하면 가족 얘기를 담고 싶었어요. 가족이 가장 어렵잖아요. 지겨울 때도 있지만 뗄 수 없고, 싫은데…결국에는 제일 사랑하고 있는 가족. 나에게 가장 큰 존재인 것을 알면서도 늘 겪은 어려움. 이와 같은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죠"

'복숭아나무'에 100점 만점에 200점을 주고 싶다는 구감독. 그 200점은 다 배우들이 덕이란다. 조승우와 류덕환이 구혜선 감독의 손을 잡았다. 두 배우의 선택이 다소 의외라 느끼는 사람들도 많았다. 친 형제처럼 닮은 두배우는 스크린을 꽉 채웠다. 만약 둘 중 한명이라도 출연을 거절했다면?

"두 사람을 처음에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건넸어요. 근데 생각대로 바로 캐스팅 됐어요. 스케줄이나 기타 부분들이 딱 이 영화 촬영 시기에만 시간이 돼 함께 할 수 있었죠. 정말 감사한 일이예요"

어두운 동굴 같은 집에 사는 두 형제에게 깜짝 선물 같은 승아(남상미)의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다. 스크린에서 '히힛'하는 소리를 내며 미소 짓는 승아를 본 순간 배우 구혜선이 떠올랐다. 이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는데…

"승아랑 저랑 닮았다는 말씀을 많이들 하시던데 닮았나요? (웃음) 승아는 상미의 모습을 보고 쓴 거예요. 그 친구가 그렇게 밝아요. 상미에게 대본을 주고 '컷'을 외치지 않으면 혼자 카메라 앞에서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씩 웃어 보이며 애교를 부리곤 해요. (남)상미는 그렇게 애교가 많은 친구예요"



그녀의 단짝, 배우 남상미는 이상윤과 공개 연애 중이다. 특히 이상윤은 최근 진행된 '복숭아나무'VIP 시사회에 참석해 무대까지 올라가 남상미에게 꽃을 전했다. 후에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은 이 커플을 향한 부러움으로 가득했다. 구혜선 역시 부러웠을까 물으니 그는 배시시 웃으며 "너무 부러웠죠.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게 그런 부분이에요"란다.

"공개 연애가 부럽기 보다는 연애하고 사랑하는 그런 것들이 부러워요. 저도 물론 연애 해봤죠. 안 했다고 못하죠(웃음) 하지만 잠깐 쉬는 기간을 둔 시기에 그들의 애정 가득한 모습을 보면 그저 부럽죠"


사랑 얘기에 솔직한 모습에 최근 한 방송에서 "결혼은 서른에"라고 했던 그의 말이 떠올랐다. 또 발표한 싱글 'Marry Me' 역시 사랑에 '푹'빠진 가사을 담고 있어 '이 사람 진짜 결혼하고 싶은 건가' 싶었다.

"(방송에서 한 이야기는)결혼을 서른 이후에 하고 싶다는 얘기였어요. 때가 되면 하고 싶은데 주변에서 권하진 않아요(웃음) 그런데 좋은 사람이 있으면 하고 싶어요. 나랑 너무 잘 맞아서 인생의 동반자로 함께 걸어 갈 수 있는 그런 사람과"

"'Marry Me'라는 곡은 만든 지 2년 됐어요. 당시 결혼하고 싶은 남자를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2년 전에 연애했던 남자겠죠?(웃음) 여자는 늘 결혼을 꿈꾸잖아요. 하지만 없을 때도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해요. 있을 때는 또 빠져서 살기도 하고…"



꼬박 10년. 구혜선이 대중 앞에 선 시간이다. 쉽지 않은 연예계 생활, 10년이 지난 지금에야 조금 단단한 옷을 입은 그는 서른을 앞두고 뭔가 더 편한 느낌을 얻는다고.
 
"제 스승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네가 지금 공부한다고 떠나면 누군가에게는 잊혀진 배우가 될 지언즉 너 스스로에게는 가치가 있을 것이다'고. 다른 것에 의미 부여를 하지 말고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만족은 그런 부분이예요. 그래서 서른을 앞두고 더 멀리 볼 수 있어 오히려 편해요 "

많은 대중의 편견 속에 담담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구혜선. 때로는 자신을 향한 편견에 지칠 때도 있을 터. 만약 십 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영화감독이나 작가 등 다른 타이틀이 아닌 다시 배우의 길을 걷길 원할까.

"분명 많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다시 배우의 길을 선택을 할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부분이 나를 알리고 신뢰를 갖게 하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에요. 사실 제가 영화를 만들고,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건 구혜선이 무엇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저를 앎으로써 신뢰해주셨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늘 다른 학생들에게도 얘기하곤 해요. 본인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상태한테 알려야 한다고"

"저는 그 한 단계를 했기 때문에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었던 거라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이 불만을 가지는 부분도 기회를 너무 쉽게 얻어서 아닌가. 하지만 십년 동안 연예계에 있으면서 많은 기회를 얻고자 노력했고 또 많이 얻었어요"

구혜선은 지금 미래를 위한 투자 중이다. 언제, 어떤 모습이 될지 모르지만, 그는 자신의 내면의 열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다 잘할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구혜선. 많은 도전과 열정 끝에 그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까.

"김기덕 감독님을 뵈었어요. 그 분을 보고 '좋은 사람이 좋은 감독이 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좋은사람'이고 싶어요"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구혜선 ⓒ 권혁재 기자]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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