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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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신승훈 쇼' 23년 음악인생 이 남자가 노래하는 법

기사입력 2012.10.29 00:33 / 기사수정 2012.10.29 00:39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시작부터 끝까지 여유가 가득했다. 데뷔한 지 23년, 지금까지 해 온 공연 횟수만 1000회.

그 중에서도 2004년부터 시작된 자신만의 콘서트 브랜드 'THE 신승훈 SHOW'로 300회 이상 공연을 펼쳐 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 신승훈이 '2012 더 신승훈 쇼 팝 투어(THE 신승훈 SHOW POP TOUR)'라는 이름으로 팬들과 다시 만났다.

신승훈은 지난 27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열린 '더 신승훈 쇼 팝 투어' 첫 공연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까지 해 왔던 '더 신승훈 쇼'에 '팝 투어(POP TOUR)'라는 이름을 붙였다. 팝송만 부르는 거냐고 궁금해 하시는데, 대중적인(popular) 공연을 하겠다는 뜻이다. 드라마로 얘기한다면 '외전', 영화로 얘기한다면 '비긴즈'같은 느낌으로 그간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더 신승훈 쇼' 시즌1을 끝내고 과도기에 있는 신승훈의 마지막 일탈행위로 봐 달라"며 웃어 보였다.

그간의 신승훈 공연들이 그의 히트곡들 위주로 구성됐었다면, 이번 공연은 '팝 투어'라는 제목이 더해진 만큼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또 신승훈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로 알차게 채워졌다.



'Memories' 순서에서는 어린 시절 신승훈에게 큰 감동을 줬다는 영화 '오즈의 마법사' OST 수록곡인 'Over the Rainbow와 'SMILE'을 부르며 자신의 옛 추억을 관객에게 선보였고, 'Mentors'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지금까지 공연을 하게 할 수 있는 이유라는 두 멘토 故 김현식과 유재하를 추모하며 '비처럼 음악처럼', '그대와 영원히'를 부르며 이들에게 헌정 공연을 선사했다.

본인이 직접 대본을 기획했다는 '응답하라 1993' 영상에서는 최근 큰 인기를 모았던 '응답하라 1997'을 패러디해 H.O.T.와 젝스키스가 치열하게 경쟁하기 이전, 자신과 서태지와 아이들의 경쟁 구도가 먼저였다며 그 시절의 추억을 팬들에게 고스란히 선물했다.

자연스러운 상황들을 공연 속에 녹여내는 신승훈만의 여유는 관객들이 더욱 편하게 그에게 집중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예전에는 두 벌만 갈아입던 옷을 이제 다섯 번 갈아입게 됐다. 그래서 자꾸 옷 갈아입는 걸 잊어버린다. 내 옷 좀 가져다달라"면서 무대의상을 갈아입는 모습까지 친절하게 팬들에게 보여주는가 하면, 사람들이 공연에 대해 궁금증을 더 갖게 해야 한다면서 인기 캐릭터 인형 '브라우니'를 데려다 놓고 팬들에게 공개적으로 사진 촬영을 허락하며 SNS를 통해 적극 홍보해달라고 하는 등 팬들과 거리낌 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발라드의 황제'답게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발라드 히트곡들의 무대가 이어진 후, 신승훈은 '불비불명(不蜚不鳴)'이라는 고사성어를 통해 자신의 마음 속 생각을 전했다.

"'불비불명'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는 뜻인데, 큰일을 하기 위해 조용히 때를 기다린다는 말이다. 지금은 움츠리고 있지만 곧 날개를 펴고 높이 날아오를 것"이라고 말하며 그간 오디션 프로그램의 코치나 멘토로 대중과는 좀 더 가까워졌지만, '가수 신승훈'으로는 많이 멀어진 것 같다며 고민했던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 후 엔딩곡 '가시나무'를 열창하는 신승훈의 모습에서는 이전의 유머러스하고 여유 있던 모습과는 또 다른, 20년 넘게 음악인으로 살아오면서 해 왔을 치열한 고민과 생각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세 시간, 30곡에 가까운 무대를 지루할 틈 없는 구성과 완벽한 가창력으로 소화해 낸 신승훈의 공연이 끝난 후 공연장을 나선 사람들은 저마다 '정말 잘 하지?'라고 일제히 얘기하며 공연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자신의 마지막 일탈행위'라며 그동안 하고 싶었던 무대를 모두 보여주겠다던 신승훈의 이번 공연은 신승훈 음악인생의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난 어차피 음악으로 시작했으니 음악으로 끝날 사람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23년차 가수 신승훈. 그가 농담처럼 던졌던 "저 신승훈이에요"란 말이 전혀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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