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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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쐈다…박주영의 헤딩슛, 그 '3초의 순간'

기사입력 2012.10.21 04:01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순식간이었다. 그야말로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 벼락같은 헤딩슛이었다. 비록 골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존재감을 과시하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박주영이 번개같은 헤딩슈팅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긴장시켰다. 21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2/2013 프리메라리가' 8라운드에서 후반 13분 교체 투입돼 결정적인 헤딩슈팅을 비롯한 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완패를 막진 못했다.

이날 교체 투입된 박주영은 팀 공격에 경종을 울렸다. 지지부진하던 셀타 비고의 공격력을 깨우는 헤딩슈팅을 선보였다.

3초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일들이 지나갔다. 크로스로부터 머리를 거쳐 카시야스의 손에 막히기까지 모든 일이 일어나는 데 단 3초면 충분했다. 결국 득점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별다른 기회를 얻지 못하던 셀타 비고로선 가장 아쉬운 찬스였다.

중요 순간의 전말은 후반 42분 이뤄졌다. 경기 내내 셀타 비고에겐 전환점이 필요했다. 부담스런 마드리드 원정에서 셀타 비고가 선택한 것은 수비였다.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들고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했다.

효과는 없었다. 경기는 레알의 주도 하에 진행됐다. 주요 공격 멤버를 모두 가동한 레알은 쉴새없이 셀타의 골문을 노렸다. 공격이 최선의 수비란 점을 적극 이용했다. 수비진의 줄부상으로 불완전한 포백수비라인을 내세워야 했던 레알의 대안이었다. 계속된 공격을 통해 수비진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단 심산이었다.

노림수는 그대로 적중됐다. 레알은 유기적인 패스와 침투, 돌파로 셀타 비고 수비진의 빈 틈을 파고들었다. 셀타 비고로선 변화가 필요했다.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마련되야 했다. 결국 후반 13분 파코 에레라 감독은 박주영을 선택했다. 더욱 날카로운 역습을 기대하는 교체 투입이었다.

박주영은 곧 기대에 부응했다. 팀의 약세 속에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하던 박주영은 후반 42분 벼락같은 헤딩슛을 시도했다. 역습이 시발점이었다. 역공을 전개하던 셀타 비고는 오른쪽 측면을 공략했다. 공격 일선으로 올라선 레알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곧바로 크로스를 시도했다. 로베르토 라고가 오른발로 감는 절묘한 크로스가 올라왔다.

골문 앞에선 박주영이 대기하고 있었다. 역습이 시작되자 빠른 침투로 골문 앞까지 이동한 박주영은 슈팅을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공은 그대로 박주영을 향했고 몸을 날리듯 뛰어올라 그대로 머리로 내려 찍었다.

이케르 카시야스가 가까스로 막아냈다. 박주영의 헤딩슛의 낙하 지점과 방향을 정확히 예상한 카시야스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골문 오른쪽 부근으로 쳐냈다. 레알을 상대로 공격포인트를 기대했던 박주영으로선 카시야스의 선방이 야속해진 순간이었다.


[사진=박주영 (C) 셀타 비고 페이스북]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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